제57화
“아악! 진짜 킹카야! 앞에 있는 사람의 키가 너무 커서 시야를 가리잖아!”
“어떡해 어떡해? 킹카가 우리를 오해하면 어쩌지?”
조회 시간, 줄을 서고 있던 학생들이 시끌벅적 떠들었다.
교장이 큰 걸음으로 단상에 올라가더니 연정우에게서 마이크를 건네받았다. 그러고는 당당한 기세를 내뿜으며 위엄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모두 조용히! 조회 시간 떠들면 안 된다!”
이내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교장은 가끔 모습을 드러내지만 한 번 나타낼 때마다 기운이 대단했다.
그는 냉철한 표정으로 훈계를 이어갔다.
“너희들이 아무리 한 사람을 싫어한다 해도 그렇게 공격해서는 안 돼. 평소에 선생님들이 어떻게 가르쳤어! 교감 선생님은 뭘 하고 있었나? 왜 즉시 막지 않은 거야? 이런 행동이 학생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주는지 알기나 해? 지금부터 아무도 국기 아래에서 발언하지 마! 연정우 학생, 앞으로는 손 키스 날리지 마. 이렇게 많은 학생들이 널 좋아한다 해도 겸손해야 해. 오만하게 굴지 마.”
“알겠습니다, 교장 선생님!”
연정우가 기쁜 듯이 단상에서 뛰어내렸다.
앞줄 학생들이 이를 갈며 속으로 욕을 퍼부었다.
‘이런 X발, 진짜 뻔뻔해!’
교장이 계속 말했다.
“임지성 학생, 오늘 일로 경각심을 가졌으면 좋겠어. 집이 잘산다고 해서 그 백을 믿고 남을 괴롭히면 안 돼. 그들은 단지 분노를 참고 있을 뿐, 기회를 노리고 나중에 더 치명적인 타격을 가할지도 몰라. 오늘 네 친구들이 너에게 한 수 가르쳐 주었다. 앞으로의 운명은 네 손에 달려 있어. 자, 너도 한마디 하도록!”
교장 선생님이 마이크를 임지성에게 건네 주자 옆에 있던 교감 선생님은 식은땀을 흘리며 안절부절못했다.
‘망했다, 망했어! 이럴 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학생들을 막았어야 했는데!’
가장 뛰어난 학생 임지성이 이런 수모를 겪게 하다니...
하지만 지금 이런 상황에 목소리를 낼 수 없었다. 사실을 설명한다면 그것은 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꼴이 될 터였다. 분명히 막을 기회가 있었는데 막지 않았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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