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7화

임이서는 조용히 그를 달래며 한 마디 한 마디 속삭였다. 이건 그녀가 인생 최대의 가장 인내심을 발휘한 순간이었다. 전생의 일곱 명의 오빠를 두고도 이렇게 아이처럼 달래본 적이 없었다. 임이서가 입이 마르도록 말을 계속하자 남자는 서서히 무거운 눈꺼풀을 내렸고 호흡도 점점 평온해지며 깊어졌다. 임이서는 토닥이는 동작을 멈추고 가방에서 은침 상자를 꺼냈다. 깊게 잠들지 못한 연시윤은 여전히 육체적 고통을 겪고 있는 듯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던 임이서는 은침 상자를 열고선 한 손으로 연시윤의 옷 단추를 풀었다. 그러자 새파랗게 멍든 가슴이 드러났고 그야말로 충격적인 광경이었다. 어느새 이마에 식은땀이 맺힌 임이서는 표정마저 일그러졌다. ‘이렇게 심한 부상으로 돌아다녔단 말이야?’ 너무도 황당하여 더 이상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연시윤을 노려보고 나서야 은침을 꺼내 통증을 완화시켜 주었다. 침이 하나둘 꽂히자 찌푸려진 미간이 서서히 풀렸다. 이제 임이서는 그의 바지를 풀어 허벅지의 출혈을 멈추려 했다. 그녀의 눈에 비친 연시윤은 단지 한 명의 환자에 불과했기에 그 어떤 사적인 감정도 없이 치료에만 집중했다. 딸깍. 손을 벨트에 올린 순간 인기척이 들리며 병실 문이 열렸다. 임이서가 너무 걱정되었던 연정우가 참다못해 문을 살짝 열었는데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임이서가 지금 뭐 하는 거야?’ 그녀는 연시윤 품에 누워서 연시윤의 바지를 벗기고 있었다. 뿐만이 아니라 옷까지 벗겨져 있어 가슴근육과 복근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임이서... 이런 사람이었어?’ 쿵! 재빨리 문을 닫았지만 연시윤에게 수작을 부리는 임이서를 떠올리기만 해도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 연시윤의 손에 죽을까 봐 걱정했던 것과 달리 오히려 그를 침대에 눕히고...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연정우는 머릿속이 혼란스러워졌다 ‘아무리 잘생겨도 그렇지 의식 없는 사람한테 그런 짓을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