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화
경시대회장은 교외 쪽에 있었다. 비가 이렇게 많이 내리는 날이라면 도로에 차가 적어야 했지만 이상하게도 대회장에 가까워질수록 차들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았다.
대교 하나만 건너면 곧장 대회장에 도착할 참이었다. 그들의 차가 대교에 막 들어서는 순간, 정상 속도로 주행 중이던 차들이 갑자기 방향을 틀더니 임이서와 연정우가 있는 쪽으로 몰려들어 포위하기 시작했다.
뒤쪽에서도 여러 대의 검은 세단이 쫓아오며 퇴로를 차단해버렸다.
차에서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내렸다. 우락부락한 체격에 검은 민소매를 입은 건장한 남자들의 몸에는 문신이 가득했다. 쏟아지는 빗줄기 속에서도 그들은 모두 살벌한 분위기를 풍겼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연정우는 곧장 욕설을 내뱉었다.
“젠장, 진짜 나 노리고 온 거잖아.”
상황 파악을 하던 임이서의 눈빛이 심각해졌다.
“차는 여덟 대, 사람은 열 여섯 명. 딱 봐도 다 싸움 좀 해본 사람들이네.”
연정우가 휴대폰을 확인하고 말했다.
“담임쌤한테서 연락 왔어. 벌써 대회장 도착하셨다는데.”
임이서가 대답했다.
“당황할 필요 없어, 아직 30분 남았으니까.”
“누가 당황했다고 그래!”
임이서의 말에 연정우가 강하게 부정했다.
“그냥 알려준 거야. 담임쌤 먼저 도착하셨다고.”
“도련님, 이서 씨. 먼저 대회장으로 가시죠. 이쪽은 제가 맡겠습니다.”
장기호가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 말에 연정우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아저씨가 저 사람들 상대로 뭘 어쩔 건데요? 두세 명 정도면 몰라도 저 사람들 다 상대하다간 진짜 죽어요.”
빠르게 머리를 굴린 연정우가 방법을 떠올렸다.
“이렇게 하죠. 어차피 저놈들은 저를 노리고 왔을 테니까 일단 제가 내릴게요.”
“아저씨, 이서 데리고 먼저 대회장으로 가주세요. 또 누가 막으면 아예 차로 밀고 나가셔도 돼요.”
“그건 안돼.”
임이서가 단호하게 반대했다.
“너 혼자 위험하게 두라고?”
그 말에 연정우의 마음이 사르르 녹았다. 애써 대수롭지 않은 척 웃어 보이던 연정우가 말했다.
“나 능력 있는 남자야. 너무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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