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3화
임효진은 여전히 고개를 푹 숙인 채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그 시각, 임이서는 아무 미련도 없이 대회장을 유유히 빠져나왔다.
1층 대회장 밖에서는 담임 송태선이 기다리고 있었다. 가장 먼저 대회장을 빠져나오는 임이서를 발견하자마자 그는 반가운 얼굴로 급히 다가왔다.
어떻게 봤는지, 왜 제일 먼저 나왔는지 같은 건 물어보지 않았다.
그저 시원한 생수 한 병을 건네주며 말했다.
“끝났으면 그걸로 된 거야. 이미 지나간 일이니까 생각하지 말고, 성적은 나중에 확인해보면 돼. 주말엔 푹 쉬고 과제 같은 건 안 해도 돼. 월요일에 학교에서 보자.”
그때, 주위에 있던 다른 선생님들의 시선도 모두 임이서에게 향해 있었다. 그들의 눈빛에는 호기심과 놀라움이 뒤섞여 있었다.
교복도 입지 않고 사복 차림으로 온 이 소녀가 대체 어느 학교 학생인지 자기들끼리 수군대고 있었다.
하지만 교감은 멀리서부터 그녀를 보자마자 고개를 홱 돌리며 자리를 피했다. 혐오감만 가득 담긴 그의 표정이 모든 걸 말해주는 것 같았다.
교감의 눈에 임지성과 임효민, 그리고 연정우와 임이서는 완전히 다른 부류였다.
임지성과 임효민이 시험을 일찍 끝내고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로 여겨졌다.
하지만 임이서가 일찍 나온다면 분명 문제가 너무 어려워 다 풀지도 못하고 나왔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그녀와 엮인다면 분명 학교 교감으로서 체면을 구기게 될 것이다.
잠시 후, 연정우 역시 대회장을 빠져나왔다.
그 뒤를 이어 임지성도 밖으로 나왔고, 그 뒤로 눈이 벌겋게 충혈된 임효민이 나왔다.
임이서는 건너편을 스윽 바라보다가 임효민과 눈이 마주쳤다.
그녀의 눈빛에 담긴 질투와 원한이 당장이라도 터져 나올 것 같았다.
임이서는 잠시 눈썹을 치켜올리며 입꼬리를 비릿하게 비틀더니 도발하듯 차갑게 웃었다.
임효민은 임지성에게 무슨 말을 전하는 듯싶더니 가방에서 상자 하나를 꺼내 임이서에게 다가왔다.
“이서 언니, 언니한테 줄 게 있는데, 우리 밖에서 얘기 좀 할래?”
임지성에게도 눈 하나 깜빡 안 했던 임이서가 임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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