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7화
임이서가 설명해주었다.
“구정관은 하진 그룹의 사업체야. 밑으로 아들이랑 딸이 하나씩 있는데 둘 다 구정관 인원의 반 정도는 마음대로 부릴 수 있지.”
“하나연이 바로 그 하진 그룹의 딸이야. 엘리트 반의 생활부장인데, 학습부장인 임효진이랑 절친이지.”
“아, 지금은 아닐지도.”
“그런데 하나연은 임효진이랑 다시 친해지고 싶어 할 거야. 하진 그룹의 주요 프로젝트 몇 개는 아직도 임효진 덕분에 진행되고 있고, 임화 그룹이랑도 오랫동안 협력해 왔거든.”
연정우는 하나연에게 별 기억이 없었지만 임이서의 말을 듣는 순간, 갑자기 뭔가를 떠올릴 수 있었다.
“내가 하나연은 건드린 적이 없는데, 임효진은 건드린 적 있어. 아니, 그것도 건드린 건 아니고 그쪽에서 자꾸 들이대서 그런 거지! 난 그냥 모른 척 무시했을 뿐이야.”
임이서가 학교에 결석했던 보름 동안 그는 계속 임효진을 마주쳤었다.
교무실에 가도 임효진이 거기 있었고, 급식실로 가도 임효진이 보였고, 체육 수업을 하러 가도 임효진이 있었다...
해도 해도 너무할 정도로 계속 그녀와 마주쳤다.
1반은 1층, 8반은 2층에 있었다.
하지만 교실 밖을 벗어나 아래층으로 내려갈 때마다 1반 앞을 무조건 지나쳐야 했다.
사실 연정우도 속으로 은근히 의심하고 있긴 했다. 임효진이 일부러 이러는 건 아닐까 하고 말이다.
처음엔 그냥 차갑고 도도한 컨셉으로 연정우의 눈앞에 얼쩡거리는 게 끝이었다.
하지만 그러다가 나중에 가서는 먼저 인사까지 건네왔다.
“연정우, 이런 우연이 다 있네!”
“연정우, 너도 여기 있었구나.”
“연정우, 옆에 앉아도 돼?”
부드럽고 말랑한 그녀의 목소리는 손으로 살짝 쥐어도 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 당시, 연정우는 엄 집사에게 한창 감시당하고 있던 시기라 수업 시간에 게임도 못 하게 됐고, 휴대폰까지 뺏긴 탓에 기분이 말이 아니었다.
게다가 임지성과 한바탕했던 상태라 동생인 임효진에게도 호감이 전혀 없었다.
그래서 그저 고민도 하지 않고 단칼에 거절했었다.
“별로.”
“눈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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