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화
위유정이 거절하려는 기색을 보이자 나는 그녀가 말 꺼낼 틈을 주지 않고 그대로 부축하였다.
“아가씨, 어서 가시지요. 제가 방까지 모셔다드리고 어의를 불러 병세를 살펴보게 하겠습니다.”
소청옥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우혁수는 알 수 없는 답답함이 가슴에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는 이 감정이 소청옥 때문이라 믿고 싶지 않았다. 그저 오늘 하루가 지나치게 분주했으니 피곤한 탓이라 여기며 관자놀이를 눌러 주물렀다.
방에 들어서자 위유정은 서둘러 입을 열었다.
“형님, 전 이미 의원에게 진맥을 받았습니다. 더는 어의님을 번거롭게 할 필요 없어요. 전 괜찮으니 염려 마시지요.”
나는 빙그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이미 진맥을 받았다니 다행이군요. 문 어의님, 괜히 수고만 하셨네요. 이거 받으시고... 다정아, 문 어의님을 모셔드려라.”
은표를 받아든 문 어의는 미소 지으며 손사래 쳤다.
“우 부인, 국공과 제가 수십 년 지기인데 무슨 이러실 것까지야...”
그가 이미 위유정의 맥을 짚어보았으니 진단은 추후 사람을 보내 물어보면 될 일이었다.
문 어의를 배웅하고 나는 다영이를 문밖에 대기케 한 뒤 방 안에 홀로 남았다. 방 안에는 위유정과 나, 둘뿐이었다. 나는 차갑게 그녀를 노려보았다.
“제가 어찌하여 아가씨의 계략을 들추지 않았는지 아십니까?’
그러자 위유정의 안색이 변했다.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잘 모르겠네요.”
“모른다고요? 제가 굳이 낱낱이 밝힐까요? 의원과 시녀를 불러들여 고문이라도 해야겠어요?”
그 말에 위유정의 얼굴빛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더는 시치미를 떼지 못하고 고개를 들었다.
“이미 아셨으면서... 어찌 저를 돕는 것입니까?”
나는 냉소를 머금었다.
“돕는다고요? 착각 마세요. 아가씨 같은 이는 제 시간을 허비할 값어치도 없으니까. 전 아가씨와 얽혀들 일이 하찮다 여겼을 뿐이에요.”
위유정이 말문을 잇기도 전에 나는 덧붙였다.
“전 더는 서방님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머잖아 이혼도 할 것이고요. 서방님을 흠모한다면 아가씨 뜻대로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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