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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나는 발걸음을 옮겨 대청에 들어섰다. 그곳에는 시어머니가 머리를 떨군 채 한가운데 무릎 꿇고 있었고 이마에는 피가 맺혀 있었다. 발치에는 산산이 부서진 꽃병과 찻잔 조각이 흩어져 있었다. 시아버지는 곁에 서서 할머니의 화를 달래고 있었으나 정작 피 흘리는 시어머니에게는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어쩐지 가끔 시어머니 몸에 상처가 보였던 까닭을 이제야 알 것 같았다. 바로 이 할머니의 손에 의한 것이었다. 내 눈앞에서 시어머니가 매를 맞는 모습을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내가 들어서자 할머니는 물건 던지던 것을 멈추고 다소 어색한 낯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청옥아, 어찌 이리 돌아온 것이냐?” 나는 이 늙은이를 좋아할 수가 없었기에 대꾸도 않고 곧장 시어머니를 부축했다. “제가 오지 않았다면 할머니께서는 어머님을 죽도록 패실 작정이었습니까?” 이 말에 할머니는 곧장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시어머니를 향해 살기 어린 시선을 던졌다. “죽는다 한들 그 죄를 면할 수 있겠느냐! 본분이나 지킬 것이지, 감히 우씨 가문의 재산을 넘보다니!” 비웃음이 터져 나왔다. 비록 우혁수가 조정의 수보라 하나 그는 탐관오리와는 달랐다. 해마다 받는 녹봉 외에는 사사로이 취한 바가 없었으니 말이다. 넉넉하다고는 하나 집안 살림을 제외하면 그리 큰 재물이 남지도 않는다. 온 우씨 저택의 살림이라 해도 내가 혼례 때 들고 온 지참금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었다. 가장 가소로운 것은 할머니가 경계하는 대상이 다름 아닌 우혁수의 어머니, 곧 자신의 며느리라는 사실이었다. “우씨 가문의 재산이라 하였습니까? 한데 할머니의 성은 우씨가 아니지 않습니까?” 내 말에 할머니의 안색이 일그러졌다. “내 성은 우씨가 아니나 내 아들 성이 우씨가 아니더냐!” 나는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맞섰다. “할머니, 혹 잊으셨습니까? 어머님의 아들도 성이 우씨입니다. 더구나 이 집안 재산은 바로 어머님의 아들이 뼈를 깎아 얻은 것인데 오히려 할머니께서 어머님께 머리를 숙여야 마땅하죠. 언젠가 어머님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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