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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화

그는 참으로 개방적이었고 거침없는 언행에 능수능란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 눈동자에 맺힌 것은 놀랍게도 비애와 고통, 그리고 분노였다. ‘혹시 공주 전하가 아니라 다른 이가 자신을 샀다고 여겨 상처받은 것인가?’ 그렇다면 오해일 터였다. “이름이 박현성이 맞느냐?” 내가 나지막이 말을 건넸다. “뭔가 착각한듯하구나. 나는 누군가의 부탁을 받고 너를 사 이곳에 거처를 마련해준 것이다.” 그 말을 들은 사내는 순간 놀란 듯한 기색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혹시... 향이가 보낸 것입니까?” 그는 천향 공주를 ‘향이’라 부르는 듯하였다. 공주가 그렇게 부르게 시킨 모양이었다. 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그러자 조금 전까지 눈에 어렸던 그 모든 슬픔과 고통은 일시에 사라졌고 박현성은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향이가 날 저버릴 리 없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하나 어째서 직접 오지 않았단 말입니까?” “급히 처리할 일이 있어 부득이 오지 못하셨다. 대신 내게 부탁하신 것이고.”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기분 좋은 얼굴로 손짓했다. “향이의 벗이라면 제 벗이기도 하지요. 마님, 안으로 드시지요. 차 한 잔 대접하겠습니다. 저는 박현성이라 하는데 마님의 성함은 어떻게 되십니까?” “소청옥이라 한다.” 그 이름을 들은 박현성은 잠시 멈칫하더니 곧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하면... 향이는 아마 당분간 다시는 저를 보러 오지 못하겠군요.” 아마도 그는 내 신분을 통해 천향 공주의 정체를 짐작한 듯하였다. 나는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정원 한켠의 돌 탁자에 자리를 잡았다. 그제야 하인이 차를 내왔고 나는 고개를 돌려 다정이를 바라보았다. ‘제법이구나. 이 짧은 시간 안에 하인까지 다 준비해두다니.’ 다정은 눈을 깜빡이며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마님께서 어째서 날 저리 보시는 거지?’ 나는 더 머무르지 않고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박현성은 문 앞까지 나를 배웅해주었다. 그때 나는 눈치채지 못했으나 멀지 않은 골목 어귀에서 누군가가 나를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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