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화
이미 값을 치렀다니, 대체 누구일까?
나는 얼른 고개를 들어 건너편 별실을 바라보았지만, 이미 공준과 그 그림자는 사라진 뒤였다.
혹시 그 사람이었을까?
“청옥 낭자라니? 이제는 우 부인이지. 은표는 곧 가져올 테니, 그 보검을 내 부인께 드리려 했던 자에게 전하거라. 괜한 수고는 하지 않아도 된다고.”
그 말뜻을 곱씹기도 전에 우혁수가 내 손을 잡아끌어 바깥으로 나섰다.
“오라버니...”
위유정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지만, 우혁수는 뒤돌아보지도 않고 계속 걸었다.
그렇게 마차에까지 이끌려 올라오고서야 나는 그의 손을 확 뿌리치며 말했다.
“도대체 왜 이러시는 겁니까? 누가 저한테 보검을 선물하는 게 뭐가 어때서요? 금 만 냥이나 아끼지 않았습니까.”
우혁수의 얼굴은 잔뜩 굳어 있었다. 나는 갑자기 웃음이 나서 그에게 바짝 다가가 속삭였다.
“혹 질투라도 하시는 겁니까?”
물론 그가 저러는 건 단순히 자존심 때문이라는 걸 모를 리 없었다.
하지만 요즘 우혁수의 반응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을 만큼 과했다.
예전 같았으면 내 일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았을 사람이었다.
내 말에 당황한 듯 우혁수가 잠시 굳었지만, 곧 나를 밀쳐냈다.
“질투? 부인이 그런 말을 들을 자격이나 된다고 생각하시오?”
“질투가 아니니 다행입니다. 저한테 절대 마음 주지 마시지요. 지금처럼 거리 두고 지내는 게 좋겠습니다.”
만에 하나 그가 나를 사랑하게 된다면 이혼은 어려워질 것이다. 그러면 손해 아닌가.
“소청옥...”
우혁수가 뭘 화내는 건지도 모르겠고 알아야 할 이유도 없었다.
나는 바로 마차에서 내려버렸다. 그와 같은 마차에 타고 있을 이유가 없었다.
우혁수는 인상을 찌푸리며 뒤따르려 했지만 하인이 다급히 뛰어와 전했다.
“나리, 방금 사람들 틈에 섞여 유정 아씨를 놓쳤습니다.”
나는 그 소리를 들었지만 모른 척 지나쳤다.
위유정은 낯선 도성에서 길을 잃었다. 어쩌면 우혁수가 활약할 기회가 생긴 걸지도 모른다.
원래 애틋한 감정은 이런 일 속에서 싹트기 마련이니까.
오후 위유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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