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4화
나는 미처 주의하지 못했지만, 맞은편에 앉아 있던 우혁수는 얼굴이 어두워졌다.
황제는 니토의 시선을 보고 순간 이해하셨지만, 이 소청옥은 이미 시집갔을 뿐만 아니라 수보의 부인이었다. 그녀를 니토와 혼인시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제가 좋아하는 낭자는 이 자리에 계시지 않사오니, 성창 폐하께 폐를 끼치지 않겠사옵니다. 폐하께서는 안심하셔도 되나이다. 비록 혼인이 성사되지 않았더라도, 우리 두 나라의 우정은 영원할 것이옵니다. 제가 이번에 온 것도 백 년 평화 서약을 전달하기 위함이오니 우리 두 나라의 백 년 우정이 길이길이 지속하기를 바랄 뿐이옵니다.”
이 말을 듣고서야 황제는 비로소 웃음을 터뜨리셨다.
“하하하... 좋다! 번방국이 심혈을 기울였구나.”
니토가 내 이름을 밝히지 않아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번방 역시 큰 나라였지만, 군사력으로 말하자면 성창을 따르지 못했다.
다만 번방국의 병사들은 몸집이 컸고 싸움에 능해 정말로 전쟁이 일어난다면 성창이 이긴다 하더라도 피해가 컸을 것이다.
가장 두려운 것은 전쟁이 났을 때, 다른 나라가 기습하는 것이다.
번방도 이 점을 두려워했기 때문에 두 나라는 이의 없이 동맹이 되었다.
천향 공주는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이 상황에서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천향 공주의 문제가 해결되자, 황제는 연덕왕과 심선화를 부부로 맺어주며 다음 달에 혼례를 치르라고 했다.
태자는 이 말을 듣고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
“아바마마, 저는 반대합니다. 제가 먼저 심씨 가문에 가서 혼인을 청했는데 왜 선화 낭자를 저와 맺어주지 않는 것이옵니까?”
연덕왕도 벌떡 일어섰다.
“네, 아바마마. 저도 선화 낭자를 좋아하지 않사오니 태자 전하께 시집보내 주시옵소서.”
심선화는 이 말을 듣고 분노하여 눈을 부릅떴다.
‘내가 아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이 자식이 먼저 나를 차버린 거야? 내 체면이 뭐가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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