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화 한 치의 빈틈도 없이
소석진은 아마도 그의 말을 제대로 듣지 못했는지 멍하니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사실 나도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강민지 씨가 바람났다는 건 거짓말입니다. 그 사람은 대표님을 배신하지 않았고 뱃속의 아이도 대표님 아들이에요. 그것도 남자아이.”
그 말이 떨어지자, 나는 소석진이 눈을 가늘게 뜨는 걸 보았다. 그 눈에는 믿기지 않는다는 감정과 미처 감추지 못한 당혹스러움이 가득했는데 아직 주성훈의 말을 소화하지 못한 듯했다.
하지만 나는 의문이 들었다. 강민지가 바람을 피운 건 사실인데, 주성훈은 왜 소석진에게 그렇게 말하는 걸까.
무심코 주성훈을 바라보자 그는 나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나는 무언가를 짐작하며 강민지를 보았다. 강민지의 얼굴에는 놀람과 함께 억누르지 못한 기쁨이 비쳤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소석진이 강민지가 바람난 건 거짓이고 그 뱃속의 아이가 자신의 아들이며, 그것도 남자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그는 분명 그동안 강민지에게 한 짓을 후회할 것이다.
하지만 강민지가 그동안 당한 고통을 쉽게 용서할 리 없었다.
게다가 강민지 역시 마음에 켕기는 게 있어 더 이상 온전히 소석진만 바라보며 살진 못할 것이다.
이렇게 두 사람 사이에 이미 금이 갔으니 앞으로 계속 서로 괴롭히며 싸우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건 주성훈의 계산 속에 있다. 때가 되면 강민지가 아이를 낳고 나서 주성훈은 슬쩍 소석진에게 친자 확인을 하라고 귀띔할 것이다.
그러면 진실이 드러나고 소석진은 자신이 주성훈에게 놀아난 걸 알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주성훈과 맞설 힘이 없어 그저 이를 악물고 삼킬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주성훈의 계획은 정말 소름 끼칠 정도로 무서웠다. 한 치의 빈틈도 없이, 정말 치밀하기 그지없었다.
주성훈은 소석진을 완전히 손아귀에 넣고 마음만 먹으면 상황을 뒤집을 수 있는 사람이었다.
나는 감탄과 함께 그에게 경외심마저 느꼈다.
이 남자는 정말 너무나도 무서운 사람이었다. 그의 적이 되는 사람은 반드시 짓밟히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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