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화 나도 네 선배야
다행히 심우진은 전문적인 질문만 몇 가지 했을 뿐, 주성훈에 대해서는 떠보는 말은 하지 않았다.
마지막에 그는 이렇게 말했다.
“괜찮네, 생각보다 더.”
칭찬인가?
나는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
“근데 제 손이...”
심우진이 내 말을 끊었다.
“법의학자는 손재주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머리야.”
내가 살짝 웃었다.
“그럼 선배도 제가 똑똑하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그는 무심하게 나를 흘긋 쳐다봤다.
“됐어, 너 합격이야. 내일 바로 전담팀으로 출근해.”
“주소는 네 톡으로 보내줄게.”
나는 알았다고 대답하며 그가 보낸 위치를 확인했다. 경찰서 바로 옆이었다.
여기서 조금 거리가 있지만 화림시는 크지 않으니 한 시간 정도면 충분히 오갈 수 있다.
심우진이 다시 말없이 잠잠해지자 나도 망설이다가 물었다.
“혹시 이번 사건 성훈 씨랑 관련 있나요?”
“그냥 정기 조사일 뿐이야.”
그가 대충 둘러댄다는 걸 발견한 나는 더 캐묻는 건 소용없다고 판단했다.
그래도 한 번 더 물었다.
“정말 성훈 씨의 비서가 한 게 맞아요?”
심우진은 대답 대신 되물었다.
“너, 그 사람 여자친구야?”
그는 시선을 내게 고정했다.
“네.”
심우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가 계속 침묵하길래 나는 다시 말을 꺼냈다.
“이번에 오신 건 그 사건 때문인 거죠? 근데 이렇게 허탕쳤으니 이제 제도로 돌아가세요?”
만약 돌아가면 나는 그를 따라 실습할 수 없을 것이다.
“아니, 반년은 더 있어야 돼.”
나는 안도의 숨을 쉬었다. 왜 반년이나 머무는지는 아마 전담팀의 기밀일 테니 묻지 않았다.
그 뒤로 우리는 아무 말 없이 서 있었다.
나는 몰래 그를 살펴봤다. 겉모습은 점잖고 온화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쉬운 타입이 아니었고 약간의 차가운 기운도 있다.
대체 어느 쪽이 진짜 심우진일까?
고민아의 눈에 그는 정의롭고 선량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강민지의 말에 따르면 심씨 가문은 분명히 나와 주성훈을 은밀하게 견제하고 있었고 그는 그 집안의 장남이니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어떤 사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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