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화 눈앞에 펼쳐진 핏자국
도재우는 심우진과 마찬가지로, 제국대 시절부터 전설처럼 회자되는 인물이었다. 졸업한 지 꽤 됐는데도 여전히 후배들 사이에선 ‘최고의 꽃미남 선배’로 소문이 자자했다.
그는 도씨 가문의 장남, 배경은 말할 것도 없고 외모까지 준수한 데다 머리도 비상해, 제국대 여학생들의 오래된 화제였다.
원래는 컴퓨터공학과의 천재로 불렸는데, 어쩐 일인지 군대에 지원해 입대했고 그 뒤로는 소식이 끊겼다고 한다.
전에는 고민아가 아쉬운 듯 말하곤 했다.
“재우 선배는 정말 신비로워. 군대 간 뒤로 연락이 완전히 두절됐거든.”
그랬던 그가 놀랍게도 지금은 특수수사팀 팀장이고 심우진과 동료라니, 나는 놀람과 동시에 경계심이 일었다.
두 사람 모두 능력도 배경도 뛰어난데, 하필 화림까지 온 건 우연치고는 너무 절묘했다.
점점 의심이 커졌다. 이들이 주성훈을 노리고 온 건 아닐까?
그렇다면 주성훈이 무슨 큰 잘못을 저질러서 이런 인물 둘이나 움직이게 했단 말인가?
내 눈에는 주성훈은 다소 까칠한 성격 말고는 흠 잡을 데 없는 사람이었다. 법을 어길 사람이라고는 생각도 안 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차는 어느새 가훈 쇼핑몰에 도착했다.
현장은 이미 봉쇄돼 있었고 도재우가 신분증을 보여 주자 우리 일행은 곧장 로비 안으로 들어갔다.
눈에 들어온 건 바닥에 넓게 번진 피였다. 쓰러져 있는 여자의 얼굴은 아래로 향해 있어 볼 수 없었지만 옷차림으로 중년 여성임을 판단할 수 있었다.
경찰서 사람들은 이미 와 있었고 뚱뚱한 국장까지 나와 있었다.
그는 도재우를 보자마자 눈을 반짝이며 다가와 말했다.
“도 팀장, 어서 와서 봐봐.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두 사람은 짧게 인사를 나눴고 심우진은 벌써 장갑을 끼고 현장을 살피고 있었다.
나도 당연히 그의 뒤를 따랐다.
그런데 심우진이 말했다.
“네가 직접 둘러봐. 나중에 물어볼 거니까.”
나는 급히 대답했다.
“네.”
솔직히 눈에 띄는 건 별로 없었다.
겉보기에는 5층에서 떨어져 사망한 것 같았다. 자살일 수도, 누군가 밀었을 수도.
하필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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