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화 피로 물든 구원

극심한 통증이 신경을 자극하자 머리가 멍해져 처음엔 구소연이 무엇 때문에 이토록 분노하는지조차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다 구소연이 내 목걸이를 거칠게 잡아당기자 비로소 그녀가 노리는 건 내 목에 걸린 평안옥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하지만 이 옥은 주성훈이 백화점에서 내 생일 선물로 사준 건데 왜 어머니의 유품이라고 하는 거지? 설마 주성훈이 나를 속인 건가? 그렇다면 왜 거짓말을 한 거지? 그리고 백화점에서 산 게 아니라면 그날 대체 왜 백화점에 갔던 걸까? 이런 생각들이 뒤엉키자 머리가 깨질 듯 아팠다. 구소연은 여전히 목걸이를 잡아당기고 있었고 목이 조여 숨이 막혀오자 나는 거의 끊어질 듯한 숨소리로 말했다. “이건 아저씨께서 주신 거예요. 저도 전후 사정은 잘 모르겠으니까 직접 물어보세요.” 그러자 구소연은 곧바로 내 뺨을 세차게 후려쳤다. “지금 내 앞에서 잘난 척하는 거야?” 그저 사실을 말했을 뿐인데도 오해가 더 깊어지자 나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그렇다고 이대로 당하고만 있을 수도 없었다. 계속 이렇게 목을 조르면 정말 숨이 끊길지도 몰랐다. 결국 나는 힘겹게 말했다. “그럼 이 평안옥 드릴게요.” 그러자 구소연은 갑자기 손을 놓고 섬뜩한 시선으로 나를 노려보았다. 그러고는 발길질을 해 나를 바닥으로 넘어뜨리더니 다친 내 뺨을 발뒤꿈치로 짓누르며 차갑게 내뱉었다. “네 온정 따윈 필요 없어. 내가 갖고 싶은 건 내 손으로 가져올 거야.” 정확히 상처 부위를 밟힌 탓에 말문이 막힐 만큼 고통이 밀려왔고 코안 가득 짙은 피 냄새가 번졌다. 구소연은 여전히 분이 풀리지 않은 듯 주먹과 발길질을 마구 퍼부었다. 머릿속이 하얘지고 거의 의식을 잃을 지경이었다. 희미한 시야 속에서 몇몇 동료들이 나를 돕기 위해 달려오려 했지만 모두 구소연의 보디가드들에게 막혔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힘껏 나를 몇 미터나 걷어차 버렸고 나는 바닥을 구르다 등에 의자가 세게 부딪히고 나서야 멈출 수 있었다. 구소연은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했다. “오늘 당장 화림에서 꺼져.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