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화 심판의 서류
전담팀은 지하실을 한 바퀴 훑었지만 더 이상 다른 단서는 나오지 않았다.
문을 닫기 전 나는 한 번 더 엄마의 물건들을 바라봤다.
나에겐 그저 상처를 건드리는 물건들뿐이라 오래 머물고 싶지 않았다.
거실로 돌아가니 주성훈은 소파에 여유롭게 앉아 있었고 소석진과 강민지는 마치 얼음장 위에 선 듯 꼼짝도 못 하고 서 있었다.
나는 속으로 피식 웃었다.
주성훈의 압도적인 기세 앞에서 소석진과 강민지는 입 한 번 뻥끗 못 했다.
도재우와 심우진은 돌아갈 채비를 했다.
그 순간 도재우가 주성훈을 향해 말했다.
“주성훈 씨, 수완이 대단하시네요.”
뜬금없는 말에 내가 눈을 깜빡이자 주성훈은 느릿하게 웃으며 받아쳤다.
“괜히 화낼 것 없습니다. 제 비서 혐의가 벗겨졌으니 오히려 사건 해결에 도움이 될 겁니다. 이제 다른 용의자를 찾으실 수 있겠죠.”
비서 혐의는 이미 풀린 건가?
제도에 다녀왔던 것도 그 일 때문이었나 보다.
이건 내 착각일지도 모르지만 주성훈은 일부러 도재우를 자극하는 듯해 보였다.
도재우는 잠시 눈을 가늘게 뜨더니 더는 말을 잇지 않고 전담팀을 인솔해 나갔다.
반면 심우진은 그 자리에 서서 주성훈을 의미심장하게 훑어본 뒤 내게로 시선을 옮겼다.
“몸은 좀 괜찮아?”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얼굴 상처만 조금 더 회복하면 됩니다.”
그가 내 얼굴의 붕대를 힐끗 보더니 말했다.
“빨리 나아라.”
평소 차가운 이미지인 심우진이 이렇게 챙겨줄 줄은 몰라 순간 감동스러운 마음이 밀려들었다.
“빨리 나아야 출근하지. 지금 법의학 일 전부 내가 하고 있는데 너 같은 조수는 소용없잖아.”
조금 전의 관심이라고 생각했던 따스함은 착각이었던 것 같았다.
심우진은 주성훈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주성훈 씨, 앞으로 자주 봐요.”
주성훈은 웃으며 느릿하게 받아쳤다.
“저야말로 심우진 씨와의 만남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심우진이 돌아서 나가자 나는 그의 뒷모습에서 묘한 투정 같은 걸 읽고 웃음이 나왔다.
제국대 소문 속 완벽남치고는 꽤 까칠한 면이 있었다.
심우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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