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화 그는 후회하고 있는 걸까

정신을 차리고 보니 주성훈이 음식을 들고 방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나는 서둘러 표정을 가다듬었다. 그는 침대 옆에 앉더니 조심스럽게 내 눈가를 어루만지며 물었다. “울었어?” 순간, 당황한 마음이 그대로 얼굴로 드러났다. 아마도 조금 전, 너무 우울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던 모양이었다. 급히 손등으로 눈가를 훔치자 그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다시 물었다. “어디 불편해?” 그러면서 내 상태를 확인하려는 듯 이불을 살짝 들추려 했다. 나는 급히 고개를 저으며 얼른 화제를 돌렸다. “나... 배고파요...” 그는 잠시 나를 빤히 바라보더니 숟가락에 국을 떠 내 입 앞에 가져다주며 말했다. “그럼 먼저 밥 먹자.” 나는 거의 넋을 놓은 채로 그를 바라보았다. 긴 손가락, 비현실적으로 잘생긴 얼굴, 믿기 어려울 만큼 다정한 행동까지. 나는 그의 모든 것이 좋았다. 그러나 이런 감정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수없이 나 자신을 타일렀다. ‘나를 좋아할 리 없어. 지금 나에게 이렇게 잘해주는 건... 그저 방금 전, 우리가...’ 그렇게 마음속으로 되뇌며 감정을 간신히 가라앉혔지만 우울한 기분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았다. 그에게 들키지 않으려 고개를 숙이고 국을 열심히 먹었고 밥도 다 비웠다. 그는 만족스러운 듯 내 입가를 닦아주며 미소 지었다. “착하네.” 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아저씨는 밥 먹었어요?” 그는 냅킨으로 손가락을 닦으며 나를 한번 바라보고 웃었다. “당연히 너부터 먹여야지.” 그의 말에 깃든 묘한 뉘앙스를 애써 무시하며 중얼거렸다. “사실... 아줌마한테 가져다 달라고 해도 되는데...” 음식을 먹고 나니 몸이 조금 가벼워졌다. 나는 허리를 부여잡고 천천히 욕실로 걸어갔다. 손을 씻고 고개를 들자 거울 속에는 붉게 상기된 얼굴과 부어오른 입술이 비쳤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머릿속이 다시 아찔해졌고 차가운 물로 얼굴을 여러 번 씻어내린 뒤에야 겨우 정신이 들었다. 욕실에서 나오자, 마침 주성훈이 방으로 들어왔다. 내 표정 속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