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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화 약혼자인 내가 창피해?

한 주가 또 지나갔다. 회사에 다니는 시간 말고 내 시간은 전부 다 주운재랑 놀아주는 데 썼다. 물론 밤마다 빠지지 않고 주성훈의 무한 체력과 무한 욕망도 감당해야 했다. 그 인간은 대체 왜 그렇게 체력이 좋은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렇게 격렬하게 운동하고는 아침만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정장을 차려입고 멀쩡하게 출근했다. 다행히 내 일은 비교적 여유로운 편이었다. 심우진은 나한테 기록 정리 정도만 맡겨서 큰 부담은 없었다. 토요일이 되자 약속대로 나랑 주성훈, 그리고 주운재 셋이서 동물원에 갔다. 판다 광장, 호랑이 놀이터, 황제펭귄이 있는 수족관까지 체험하자 주운재는 신나서 내 목에 딱 달라붙어서 동물들은 뭘 먹는지, 엄마 아빠는 어디 있는지 떠들어댔다. 그리고 가끔씩 동물 울음소리를 따라 하면서 너무나 귀엽게 굴었다. 그런 주운재를 보며 나는 문득 어릴 때 외할아버지가 처음 나를 동물원에 데려갔던 기억이 났다. 그때 나도 지금 주운재처럼 신나서 몇 달 동안은 동물 얘기만 입에 달고 살았다. 역시 애들 마음은 진짜 사소한 걸로도 채워지는구나 싶었다. 일요일에는 양 선생님께 인사를 드리러 갔다. 미리 약속을 잡아둔 거라 주성훈도 별말을 하지 않았고 오히려 주경민에게 이것저것 선물을 챙기라고 부탁까지 했다. 주성훈의 그 섬세하고 자상한 면을 볼 때마다 난 감동하면서도 한숨만 나왔다. 세상에 이토록 완벽한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 여자가 있을 수 없었다. 나가기 직전, 주성훈이 나를 불러 세웠다. “혼자 가도 괜찮겠어?” 나는 얼른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아무 일도 없을 거예요.” 양 선생님의 남편도 제국대 교수였고 부부는 교직원 아파트에 살고 계셨다. 지금은 방학이라 학교도 한산하고 딱히 위험한 것도 없어서 주성훈까지 따라오게 하고 싶진 않았다. 게다가 요즘 주성훈은 바쁘니까 굳이 업무에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 대신 주승안이 나랑 같이 가기로 했기에 더 이상 걱정할 건 없었다. 사실 주승안이 계속 나를 지켜줘야 할 필요성에 관해서 주성훈과 여러 번 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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