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6화 고부 관계
식사를 마친 후, 주한철 가족은 쉬러 방으로 돌아갔고 문상윤은 주여정을 찾으러 갔다.
사용인은 주운재를 데리고 욕실로 향했다.
주방에는 나와 주성훈이 덩그러니 남겨져 있었다. 이때 주진수가 걸어오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너희들은 나랑 같이 서재로 가자.”
나는 주성훈과 눈을 마주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주진수가 고모에 관한 얘기를 꺼낼 줄 알았지만 예상치 못한 말을 듣게 되었다.
“구씨 가문 쪽은 어떻게 되었어?”
주성훈은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
“예정대로 진행 중이지만 조금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아요.”
주진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입을 열었다.
“그래. 급해하지 말고 기다려 봐야겠어.”
나는 두 사람이 무슨 얘기를 나누는지 잘 알지 못했다. 구소연과 연관된 일인 줄 알았지만 그것도 아닌 것 같았다.
이때 주진수는 주성훈을 향해 말했다.
“네 고모한테 가 봐. 나는 은진과 할 얘기가 있어.”
나는 두 눈을 크게 뜨고 고개를 들었다. 주성훈은 나를 힐끗 쳐다보고는 아무 말 없이 밖으로 나갔다.
주진수가 무슨 말을 할지 몰라서 잔뜩 긴장한 채 서 있었다.
“여기에 앉아.”
나는 허리를 곧게 펴고 앉아서 그를 쳐다보았다. 주진수는 내가 긴장한 걸 눈치챘는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여정은 어린 성훈을 정성껏 보살펴 주었어. 성훈이 너한테 이런 얘기를 한 적은 없지?”
처음 듣는 말에 깜짝 놀라서 고개를 끄덕였다.
주진수는 천천히 말을 이었다.
“여정은 내 막내딸이야. 어릴 적부터 오냐오냐 키워서 성격이 저런 거야. 나이를 먹고 결혼해서도 여전했지. 하지만 성훈한테 정말 잘해줬어. 고작 세 살밖에 안 된 성훈은 엄마를 잃었어. 여정은 매일 성훈과 놀아주었고 잠들기 전까지 옆에 있어 줬어. 성훈은 늘 옆에 있어 준 여정을 엄마라고 생각했을 거야.”
고모의 이름은 성격과 다르게 우아하고 기품 있었다. 모든 이가 보는 앞에서 나를 난처하게 한 걸 생각하니 어이가 없었다.
주진수의 말을 들은 후에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주성훈은 주여정을 대할 때 늘 공손했고 예의를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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