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9화 당장 고모한테 사과해
나는 너무 놀라서 손을 덜덜 떨었다. 아무도 나한테 주여정이 심장병을 앓고 있다고 말한 적이 없었다.
일부러 자극적인 말로 그녀를 해치려고 한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로비에 주여정과 단둘이 있었으니 모두 나를 탓할 것이다.
주여정은 나를 싫어하기에 보복하려고 일부러 자극했다고 생각할 수 있었다.
나는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문상윤은 재빨리 약을 찾아서 주여정의 입에 넣고는 부축해서 침대에 눕혔다.
사용인들과 가문의 의사가 뒤따라가서 상황을 지켜보았다. 나는 로비에 혼자 멍하니 서 있었다.
이제야 무슨 상황인지 알게 된 나는 심호흡하면서 감정을 추슬렀다. 주여정의 상태가 나아질 때까지 학교에 갈 수 없었기에 양 선생님께 전화를 걸었다.
집안 어른이 갑자기 쓰러졌다고 하니 양 선생님은 이해한다고 했다. 나는 죄책감이 들었지만 당장 학교에 갈 수 없었다.
위층으로 올라가 보니 의사가 응급조치를 취하고 있었다. 문상윤과 두 아들은 안절부절못하면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내가 주여정을 이렇게 만든 줄 알고 화났던 것이다.
주소민도 나를 힐끗 쳐다보더니 이내 고개를 돌렸다.
주여정이 트집을 잡다가 쓰러진 것이 결국 내 탓이 되어버렸다. 모두 주여정을 걱정하고 있었기에 해명할 틈이 없었다.
나는 구석에 서서 조용히 주여정을 쳐다보았다. 이때 주한철의 아내 이영숙이 다가와서 나를 위로해 주었다.
“네 고모는 곧 일어날 테니 걱정하지 않아도 돼.”
나는 감격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많은 사람 중에서 유일하게 나한테 말을 걸어준 사람이었다.
30분 후, 주여정은 천천히 눈을 떴다. 얼굴이 하얗게 질린 그녀는 나를 보자마자 거친 숨을 몰아쉬기 시작했다.
“은진 언니, 이만 나가줄래요? 엄마는 더 이상 자극을 받으면 안 돼요.”
그녀는 아주 쌀쌀맞게 말했다. 주여정을 걱정하고 있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나는 고개를 숙인 채 복도로 나갔다. 주여정은 침대에 기대서 힘없이 말했다.
“당장 저년을 주씨 가문에서 쫓아내.”
깨어나자마자 나를 쫓아내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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