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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화 여자애가 어떻게?

백아린의 가슴이 깜짝 뛰었고 급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에요, 그냥 물어본 거예요. 걱정 마세요. 이렇게 훌륭한 남편 있는데 어떻게 다른 사람을 좋아해요?” ‘남편’이라는 단어가 귓가를 스치자 강태준의 마음속엔 전에 없던 묘한 감정이 일어났다. 평소 그는 오직 일에만 집중했기에 다른 부부들이 다정한 모습을 봐도 전혀 부럽거나 감정이 흔들리지 않았다. 집안 어르신들이 결혼을 재촉할 때도 심히 꺼려했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 그 두 글자를 이상하게 즐기고 있었다. ‘백아린... 도대체 무슨 마력이 있길래, 단 하루 만에 나를 이렇게 바꿔 놓은 걸까?’ 그가 생각에 잠긴 사이 차가 멈췄다. 한지석이 내려 문을 열며 말했다. “대표님, 사모님, 도착했습니다.” 시간을 확인해 보니 아직 3분 남아 있었다. “태준 씨, 고마워요. 저 수업 들으러 갈게요.” 가방을 챙겨 서둘러 내린 그녀는 강당 쪽으로 빠르게 달려갔다. 머릿속으로 정확한 동선을 계산했다. 정문에서 조경지대, 운동장에서 계단, 그리고 3층 교실까지. 3분 안에 반드시 도착해야 했다. 빠르게 달리던 중, 조경지대에서 누군가와 마주쳤다. “아!” 둘 다 함께 넘어졌고 가방이 땅에 떨어졌다. “죄송해요, 죄송해요!” 여학생은 얼른 일어나 떨어진 가방과 책을 주웠다. 백아린은 무릎을 문지르며 일어섰고 그 사람이 송유진임을 알아챘다. 송유진은 그녀의 가장 친한 친구, 아니 정확히 말하면 전생에는 친한 친구라 생각했지만 사실은 도윤재가 보낸 스파이였다. 백아린이 망설이거나 고민할 때마다 송유진은 도윤재 편에서 그녀를 부추겼다. 송유진은 매우 연약하고 겁이 많아 자주 괴롭힘을 당한다고 했고 백아린은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아무 생각 없이 상대를 혼내 주곤 했다. 덕분에 백아린의 명성에 금이 가기도 했다. 심지어 백아린이 다시 백경 그룹에 들어간 뒤에도 송유진은 집안 사정이 어려워 급히 돈이 필요하다며 집안 물건을 팔아 결국 모두에게 들키고 할아버지를 실망시켰다. 이 모든 걸 떠올리자 백아린의 표정은 한층 담담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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