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화 약속 잊지 마!
도윤재는 온화한 미소를 띠며 칭찬했다.
“아린아, 너 정말 깊이 이해했구나. 나도 모르는 시 한 구절이 있는데 좀 알려줄 수 있어?”
“안 돼. 지금 바빠.”
백아린은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 그리고 곧장 자리로 돌아가 책에 집중했다.
도윤재의 얼굴이 순간 굳었다. 붉어진 얼굴을 감추며 주먹을 꽉 쥐었지만 속으론 그녀를 산산이 부숴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국어 선생님이 눈치를 채고 부드럽게 중재했다.
“윤재야, 모르는 건 나한테 물어도 돼.”
어쩔 수 없이 도윤재는 백아린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마치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선생님과 대화를 이어갔다.
그러나 반 친구들의 시선은 이미 백아린을 향해 있었다.
“시 좀 안다고 저렇게 잘난 척?”
“몇 년째 꼴찌였는데 갑자기 변한다고 달라질까?”
백아린은 그 시선을 모른 척하며 책에 몰두했다.
이번 생에 와서야 교과서 한 줄 한 줄이 깊게 와 닿았다.
전생에선 시가 그저 외계어 같았지만 지금은 단어마다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졌다. 기억력과 이해력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좋아진 것이다.
책장을 넘기면 어제 잠깐 훑어본 내용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단, 물리와 화학만 빼고.
‘아, 어렵사리 태준 씨 과외까지 잡아놨는데 그 시간에 잠들면 어쩌냐고...’
백아린은 머리를 톡톡 치며 속으로 투덜거렸다.
그때, 책으로 얼굴을 가린 유서준이 작게 물었다.
“야, 뭐 하는 거야?”
“별일 아니야. 수능까지 열흘인데 아직 성적이 너무 부족해서.”
백아린은 짧게 한숨을 쉬었다.
“넌 원래 이런 거 신경 안 썼잖아?”
“예전엔 그랬지. 근데 지금은 달라. 해야 돼.”
그녀의 목소리에는 묘하게 확신이 배어 있었다.
“너도 열심히 해. 나 점 좀 볼 줄 알거든. 넌 분명 크게 성공할 거야.”
유서준이 피식 웃었다.
“하하, 또 장난이지? 내가 너보단 나아도 중간 정도야. 성공은 무슨.”
종이 울렸다.
백아린은 의자를 끌어당겨 그 옆에 바짝 앉았다.
“진짜라니까. 5년 후면 다른 애들은 취업 걱정하는데 넌 이미 큰돈 벌고 있을 거야.”
“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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