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화 난 고자질 따위 안 해
도윤재는 주변을 슬쩍 둘러본 뒤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하고서야 강화진에게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제 수능이 고작 열하루 남았어. 이런 중요한 시기엔 아무래도 공부가 우선이지.”
그러자 강화진은 얼굴이 빨개졌고 고개를 푹 숙인 채 말했다.
“나도 알아. 그런데 지금 말 안 하면 나중에 아예 기회조차 없을까 봐 무서워서 그랬어. 나 원하는 게 많진 않아. 그냥 남은 열하루 동안 학교에서 우리 둘만의 추억을 만들었으면 해서...”
“난...”
도윤재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더니 한참 머뭇거리다가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거절하려는 게 아니야. 사실은 나도 너랑 같은 마음이야.”
그 말에 강화진은 놀라서 몸을 살짝 떨며 고개를 번쩍 들어 믿기지 않는 듯한 눈빛으로 도윤재를 바라보았다.
“지... 진짜야?”
“당연하지. 내가 다른 사람을 속일진 몰라도 너만은 절대 속이고 싶지 않아.”
도윤재의 눈빛은 따뜻하고 깊었으며 그는 손을 뻗어 강화진의 손을 조심스럽게 감싸 쥐었다. 그러자 강화진의 심장은 폭죽 터지듯 요동쳤고 온 세상이 순식간에 핑크빛 거품으로 뒤덮이는 듯했다.
하지만 이때 백아린이 위층에서 문틈 사이로 그 모습을 보고 있었고 그녀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도윤재, 지금 뭐 하는 거지? 설마 강화진이랑 만나자는 건가? 도윤재의 성격상 아무리 봐도 백시연 정도는 되어야 눈길 줄 줄 알았는데. 뭐, 남 일에 끼어들 필요는 없으니 일단 밥부터 먹자. 괜히 저 둘이랑 마주치면 더 불편하니까.’
백아린은 다른 쪽 계단으로 돌아가 식당으로 향했다.
학교 식당은 이미 사람들로 가득했고 넓은 공간엔 긴 테이블들이 줄줄이 놓여 있었으며 거의 모든 자리가 찬 상태였다.
백아린은 곧장 배식 창구 앞에서 줄을 섰지만 반찬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적당히 두 가지 반찬을 골라 도시락에 담고는 그대로 식당 밖으로 나왔다.
전생에 백아린은 늘 송유진이나 도윤재와 함께 밥을 먹곤 했지만 이렇게 혼자 밥을 먹는 건 처음이었다. 그래도 딱히 서운할 건 없었다.
‘그 배신자들을 생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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