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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화 강 선생님

이리저리 눈알을 굴리던 백아린은 히죽 웃었다. “알면 어때요. 어차피 우린 부부 사이잖아요. 따로 있는 게 더 이상하다고 할걸요? 게다가 우린 공부만 할 건데, 뭐 어때요? 큰 나무는 그림자를 두려워하지 않고 몸이 곧으면 그림자도 바르다고 하잖아요. 제 길은 제가 가는 거지, 누가 뭐래도 신경 안 써요.” 강태준은 참지 못하고 피식 웃음을 흘렸다. ‘태세 전환이 진짜 빠르네.’ 강태준이 웃는 걸 본 백아린은 재빨리 그의 손을 잡고 방 안으로 끌어들였다. 하지만 방을 둘러보니 너무 작았다. 방엔 옷장 하나와 작은 책상뿐이었다. 평소에는 거실에서 공부했기에 의자도 없었다. 한참을 둘러보던 백아린은 침대가 유일하게 앉을 수 있는 자리라는 걸 알아차렸다. 더 생각할 겨를이 없었던 그녀는 바로 강태준을 침대 쪽으로 끌고 가서는 그를 침대에 앉혀버렸다. 강태준의 눈빛이 살짝 어두워졌다. 백아린은 지금 반팔에 짧은 반바지 차림이었고 강태준은 앉아 있고 그녀는 서 있는 상태였다. 강태준의 눈앞엔 백아린의 예쁜 쇄골이 보였고 그녀의 향기와 그녀의 숨결이 자연스럽게 코끝을 간질였다. 정작 백아린은 아무것도 모른 채 순진하게 화학책을 집어 들고 그의 옆에 앉았다. 그녀는 다급하게 물었다. “태준 씨, 빨리 알려줘 봐요. 이 문제 어떻게 풀어요? 저는 하나도 모르겠어요. 그리고 이틀 만에 다 배울 방법 없어요? 아니다, 하루 반 만에 다 터득하고 싶어요. 나머지 일곱 과목 복습도 해야 하니까요.” 강태준은 짙은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다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침대에 남자를 앉히는 게 뭘 의미하는지 알고 있어?” “네?” 백아린은 눈을 깜빡이며 고개를 들었다. 그제야 그녀와 강태준은 생각보다 훨씬 가까이 붙어있다는 걸 깨달았다. 책을 건네주려던 탓인지 어느새 그녀의 몸 전체가 강태준의 몸에 기대어 있었다. 게다가 입고 있는 짧은 잠옷에 자세도 어정쩡했다. 이 모습은 정말... “크흠, 그, 물 좀 가져다줄게요.” 백아린은 황급히 책을 내려놓고 옷장 앞으로 달려갔다. 한참을 뒤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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