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화 강태준만 있으면 돼
강태준의 무거운 몸이 백아린 위를 덮쳤고 코끝엔 남자 특유의 기분 좋은 향이 맴돌았다.
백아린은 눈을 깜빡였다. 그녀는 쿵쿵 뛰는 심장을 진정시키려 애쓰며 긴장한 눈빛으로 강태준을 바라보았다.
“뭐, 뭐 하려는 거예요?”
“네가 보기엔 내가 뭐 하려는 것 같아?”
강태준은 그녀가 잔뜩 긴장한 걸 보고는 한쪽 팔로 그녀의 옆을 짚고 다른 한 손으로는 그녀의 얼굴을 천천히 쓰다듬었다.
뼈마디가 도드라진 강태준의 큰 손이 부드럽게 백아린의 얼굴을 쓸었고 이어 자연스레 아래로 미끄러졌다.
그 손이 지나간 자리에선 마치 불꽃이 튄 듯한 감각이 피어올라 피부가 따끔하게 타오르는 느낌이었다.
심장이 금방이라도 목구멍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아진 백아린은 황급히 강태준의 손을 붙잡고 외쳤다.
“안 돼요, 안 돼요! 저 아직 어려요...”
“너...”
강태준은 한 글자만 내뱉은 채 시선을 백아린의 쇄골 아래로 천천히 옮겼다.
얇은 반팔 잠옷은 그녀의 몸에 달라붙어 있었고 그녀는 반듯하게 누운 상태였다.
강태준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안 어려.”
백아린은 강태준의 시선을 따라잡고 나서 얼굴이 순식간에 새빨개졌다.
“강태준 씨! 당신 변태죠!”
“약혼자랑 같이 있는 건 당연한 건데, 그게 왜 변태야?”
강태준은 장난기 어린 말투로 되물었다.
백아린은 어젯밤 자신이 했던 말을 떠올리며 얼굴이 더 붉어졌다.
“어차피 우린 부부 사이잖아요. 따로 있는 게 더 이상하다고 할걸요?”
하룻밤 사이에 그녀는 자기 발등을 두 번이나 찍은 셈이었다.
자신의 혀를 원망해 봤자 이미 너무 늦었다.
백아린은 당장 어떻게든 상황을 모면하려 애써 눈을 피하며 말했다.
“태준 씨 말이 맞긴 한데 저, 저 갑자기 너무 졸리네요. 맞아요, 졸려 죽겠어요. 학교 가려면 좀 자야 해요.”
말이 끝나자마자 그녀는 고개를 홱 돌리고는 빠르게 잠든 척했다.
규칙적인 숨소리가 들렸고 길고 깃털 같은 속눈썹이 마치 고요히 멈춘 나비처럼 흔들렸다.
백아린이 일부러 자는 척하고 있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강태준은 그 모습을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