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54장

처음엔 차성국의 전화를 받자마자 아무도 듣고 싶어 하지 않았고, 집으로 돌아갈 마음도 없었다. 차성국은 요즘 훈계가 심해 다들 그의 잔소리를 피하고 싶어 했고, 나이 많은 그가 귀찮게 느껴졌다. 그의 과도한 의심과 예민함은 가족들로 하여금 더더욱 불편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악물과 이상한 상황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그들은 속으로 긴장하며 심상치 않음을 깨달았다. 악물의 출처와 유입 경로를 알고 있는 그들은 차성국이 서하윤을 불러와, 자신들이 집에 없는 사이에 그 물건을 찾아내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래서 모두 황급히 집으로 향하기 돌아갔다. 이 때 서하윤은 차은우와 연락을 주고받았고, 차은우도 이곳으로 오고 있었다. 악물 문제는 결국 차씨 가문의 모든 사람에게 관련된 일이었다. 사실, 사람들을 기다리는 동안 서하윤은 분명 누군가는 이 악물을 처리하기를 원치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만약 처리하지 않는다면, 그녀는 이 물건들이 차은우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어떻게 해야 할지 계속 고민하고 있었다. 차성국은 너무 큰 충격을 받아 끊임없이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그 기침 소리는 듣는 이마저 겁먹게 할 정도였다. 마치 한순간 숨이 막혀 목숨을 잃을 것만 같았다. 서하윤은 못 들은 척하며 외면했다. 차성국에 대해 좋은 인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차성국이 먼저 나서서 차은우를 희생양으로 삼지 않았다면, 다른 가족들도 그렇게 뻔뻔하게 행동하지 못했을 것이다. 가장 먼저 도착한 사람은 차우진이었다. 차우진은 처음부터 딱히 좋은 사람은 아니었다. 최근 몇 년 동안 그의 인상은 점점 더 음습해졌다. 사고방식도 비정상적으로 보였고, 악물의 영향뿐만 아니라 그의 본성 역시 그를 그렇게 만든 이유였다. 차우진은 서하윤을 보자마자, 순간 눈빛이 번쩍였다. “서하윤?” 차우진은 방금 전까지만 해도 그저 차성국의 헛소리라고만 생각했다. 차은우가 돌아온 이상, 서하윤도 당연히 그와 함께 있을 거라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차은우가 서하윤을 차씨 집안 본가로 보낼 리가 없다고 믿었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