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69장

몇 달 동안, 그들은 엄마가 연애하면서, 얼굴에 생기가 돌고 기분도 훨씬 밝아진 걸 눈으로 확인했다. 역시 여자는 언제든 사랑이 필요하다. 자식들이 강서진에게 줄 수 있는 건 가족애였지만, 그녀 또한 사랑이 필요하고, 남편으로부터의 아낌도 필요했다. 이제 드디어 좋은 결과를 보게 되어, 모두가 기뻤다. 강서진 집 근처에 거의 도착했을 무렵, 서하윤은 교차로 신호 대기선에 멈춰 섰다. 퇴근 시간이라 도로는 차들로 붐볐다. 서하윤은 조용히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렸다. 바로 그때, 길을 걷는 한 중년 남성과 한 젊은 여성이 서하윤의 눈길을 끌었다. 중년 남성은 관리가 잘 되어 있어 자주 운동을 하는 듯, 젊고 활기차 보였다. 그의 팔짱을 낀 여성은 환한 웃음을 지으며 걸어가고 있었다. 딱 봐도 두 사람의 이목구비가 닮아 있어 부녀 관계임을 알 수 있었다. 평소였다면, 길을 걷는 낯선 행인이라면 서하윤은 잠깐 흘끗 보고는 지나쳤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이 중년 남성은 엄마가 소중히 간직하던 사진 속 인물과 똑같았다! 단지 세월이 그의 얼굴에 약간의 흔적을 남겼을 뿐이었다. 그 외에는 전혀 다른 점이 없었다. 두 사람은 아마도 방금 식사를 마친 뒤 나오는 것 같았다. 그들은 차에 올라타고 나서 곧바로 사라졌다. 서하윤은 순간 혼란스러웠다. 자기가 잘못 본 줄 알았다. “그 남자, 아빠인 걸까?” 방금 본 그 남자는 아빠가 맞는 걸까? 그렇게 놀란 나머지, 신호가 이미 바뀐 걸 까맣게 잊은 채 뒤뒷차들의 경적 소리만 연달아 들렸다. 그제야 서하윤은 정신을 차렸다. 신호등을 놓치다니, 자신도 믿기지 않았다. 10분 후뒤, 서하윤은 주차를 마친 뒤, 차에서 내려 엘리베이터를 타러 가지 않고, 대신 서하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서하준은 금세 전화를 받았다. “나 이미 지하 주차장에 도착했어.” “오빠, 일단 올라가지 말고 얘기 좀 해. 할 말 있어.” 서하윤의 목소리는 약간 무거웠다. 방금 전 그녀는 휴대폰에 저장된 오래된 가족사진을 꺼내보았다. 사진 속 아빠의 모습은 조금 전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