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47장
서찬호의 표정이 잠시 흔들렸다.
그러나 곧 정신을 차리고 강서진의 두 번째 “여보세요”가 들려오자 서둘러 말했다.
“나야, 서찬호.”
강서진은 잠시 침묵하더니 목소리 또한 차갑게 변했다.
“무슨 일이지?”
서찬호는 순간 적응이 되지 않았다.
기억 속 20년 전 강서진은 언제나 자신만을 바라봤다.
강서진은 그 어떤 일에도 투정을 부리지 않았고 평소에도 늘 온화하고 이해심이 깊었다.
만약 그때 가난하지 않았다면 그도 떠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우리 사이에 이렇게까지 어색하게 할 필요 없어.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나쁜 상황은 아니야. 그리고 나도 네가 생각하는 그런 나쁜 사람이 아니야. 그동안 너무 많은 일이 있었어. 넌 나에 대해 단단히 오해하고 있는 것 같아.”
“별일 없으면 끊을게. 앞으로 내게 전화하지 마. 나한테 당신은 그저 낯선 사람일 뿐이야.”
강서진의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가웠다.
서찬호는 지난번 만남을 떠올렸다.
그때도 둘은 말다툼 끝에 헤어졌고 강서진의 눈에는 더는 그가 없었다.
“잠깐만! 나랑 한 번만 만나 줄 수 있어? M국에 한 번 올 수 있겠어? 직접 만나서 얘기하고 싶어. 그동안 네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 나도 너에게 빚진 게 많아.”
그는 강서진이 전화를 끊을까 봐 다급히 말했다.
한편 강서진은 서찬호의 말을 듣고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M국? 당신이 세명시에 있어도 만날 생각 없어. 하물며 M국이라니.”
“누구야?”
진병덕이 물었다.
그러자 강서진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답했다.
“쓰레기 같은 인간.”
그리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
ㅡㅡ
서찬호는 멍하니 휴대폰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전화를 끊었다.
그녀가 자신을 대하는 태도와 다른 남자를 대하는 태도는 확연한 차이가 났다.
더군다나 남자의 목소리는 전화기 가까이에서 들려왔다.
그건 강서진과 그 남자가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함께 있다는 의미였다.
강서진에게 남자가 생겼다!
비록 직접 본 건 아니지만 서찬호는 직감적으로 강서진과 그 남자는 가까운 사이라는 걸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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