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23장

이제야 장신주는 민유경이 매번 이 말을 들었을 때 얼마나 슬펐을지, 얼마나 상처받았을지를 깨닫게 되었다. “엄마, 유경이 문제없어. 사실 아이를 원하지 않았던 건 나야. 책임을 지는 게 싫었어. 그리고 내가 잘못해서 유경이와 이혼했어.” 이 말을 끝으로 장신주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 민유경은 이미 지하철에 몸을 실었는데 지하철에 오를 때, 그녀는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장신주를 완전히 놓아버린 것이다. ㅡㅡ 며칠 후. 민유경은 예정대로 수업을 왔는데 수업이 끝난 후 바로 떠나지 않았다. “사모님, 따로 드리고 싶은 얘기가 있어요.” 민유경이 말했다. 민유경의 밝은 표정에 서하윤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우리 정원에서 잠시 걸을까요?” “좋아요.” 두 사람은 정원으로 갔다. 민유경은 바로 말을 꺼냈다. “사모님, 우선 사과드리고 싶어요.” “사과? 왜요?” 서하윤은 조금 놀라며 물었다. 민유경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사과드려요. 사실 더는 소유 수업을 계속할 수 없어서요. 저 곧 해외로 유학을 가게 되었어요. 몇 년 전부터 한 음악 단체에서 저를 초대했었는데 그때는 가정 때문에 포기했었죠. 이제는 제 꿈을 좇고 싶어요. 세상 밖을 보고 싶어요.” 서하윤은 조금 당황했지만 민유경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괜찮아요, 응원할게요.” “저 다음 달에 출국해요. 그 전에 실력이 괜찮은 친구들이 있는데 사모님에게 추천해 드릴게요. 사실 소유가 제일 아쉬워요. 제가 가르친 아이 중 가장 재능이 넘치는 아이거든요.” 민유경은 마음속으로 약간의 아쉬움을 느꼈다. 만약 차소유가 그녀의 딸이었다면 함께 데리고 나갈 수 있었겠지만 안타깝게도 그럴 수는 없었다. 서하윤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알겠어요, 고마워요. 소유도 민 선생님을 많이 아쉬워할 거예요.” 민유경은 상태가 아주 좋아 보였다.’ 예전의 민유경은 자신을 억누르고 참는 모습이었고 마치 네모난 틀에 갇혀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의 민유경은 마치 하늘을 나는 독수리처럼 자신의 하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