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29장
서하윤은 잠시 생각하다가 머리를 쓰다듬는 이모티콘만 보낼 뿐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그녀의 남동생은 마음이 강했다. 결실을 맺지 못할 연애라 해도 그를 상처입히지 못할 것이다.
ㅡㅡ
병원 침대 앞에서 간시연은 눈앞의 광경을 보며 자신이 미쳤다고 생각했다.
최근의 그녀가 미쳤던 것이다.
전혀 통제되지 않은 채 설강풍과 얽혔던 건 단지 대학 시절의 아름다운 기억 때문이었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둘은 한 번 크게 싸우고 오해로 인해 헤어졌었다.
설강풍이 다른 여자와 밥을 먹는 장면을 보고는 그가 양다리를 걸친다고 오해했던 것이다.
그 충동으로 이별을 택했다.
귀가 윙윙거렸다.
침대 위의 설강풍은 약물의 영향이 완전히 가시지 않아 무기력해 보였다.
정강이 뼈가 부러져 접합 수술을 받았고, 다른 중상은 없어 불행 중 다행이었다.
설강풍의 부모는 워낙 말이 많은 타입인지, 아니면 아들이 잘났다고 자부심이 큰 건지 설강풍 앞에서도 간시연에게 이런저런 잔소리를 서슴지 않았다.
설강풍의 어머니는 간시연이 들고 있는 가방을 뚫어지게 보더니 말했다.
“그 가방 꽤 비싸 보이네? 휴대폰 하다 봤는데 몇백은 하는 것 같더라? 나중에 강풍이랑 결혼하게 되면 이런 사치는 그만해야 해. 가방이 뭐가 중요해?”
간시연은 고개를 숙여 가방을 바라보았다.
이 가방은 얼마 전 그녀 생일에 서하경이 선물한 것으로 몇백만 원이 아니라 3천만 원이 넘는 거였다.
물론 서하윤이 직접 말해준 것은 아니고,
그녀의 친구가 말해준 것이다.
서하윤은 원래 돈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인색하지 않았다.
설강풍 어머니는 간시연이 아무 말이 없자 자신이 그녀를 쥐락펴락하고 있다고 착각하며 계속 말했다.
"내가 보기엔 인터넷에서 몇만 원씩 하는 가방도 괜찮던데. 앞으로는 돈 아껴서 강풍이한테나 명품 옷 좀 사줘라. 회사 갈 때 체면 좀 서게."
"이 가방은 3천만 원 정도예요. 지금 입은 옷도 다 합치면 2천만 원 가까이 될 거고요."
간시연은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다.
무슨 첫사랑이니, 잊을 수 없는 남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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