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1화
온채하는 차 문을 열고 올라타며 낮게 말했다.
“저도 이제 더는 못 참겠어요.”
그러자 곧바로 배승호가 옆자리에 앉아 쾅 소리를 내며 차 문을 닫았고 운전석에 있던 장선우가 흠칫 놀라며 고개를 돌렸다.
“야, 살살 좀 닫아라! 이거 지난달에 바꾼 새 차야. 너는 아직도 왜 그렇게 예의가 없는 거냐.”
배승호는 대답 대신 등을 의자에 깊이 기대고 두 팔을 가슴 앞에서 엇갈려 올렸다. 예전처럼 차갑고 오만한 기운이 그대로 배어 나왔다.
장선우는 액셀을 밟으며 룸미러로 뒷좌석을 흘끗 봤다.
“너희 혹시 다툰 거면 내 앞에서까지 그러지 마라.”
온채하는 옅게 웃으며 시선을 창밖으로 돌렸고 차가 어느 가게 앞을 지나자 장선우가 갑자기 말했다.
“어, 저 가게 기억나니? 채하야, 네가 거기서 저혈당으로 쓰러졌을 때 내가 병원에 데려갔잖아. 그런데 병원에서 허겁지겁 뛰어 들어오는 승호를 봤을 때 얼마나 놀랐는지 아냐? 그제야 승호가 줄곧 숨겨온 당삼채가 너였다는 걸 알게 되었지.”
배승호는 무심히 주머니 속에 넣어둔 타임캡슐을 만지작거리며 목소리를 낮췄다.
“언제 적 얘길 또 꺼내세요. 왜 맨날 그 소리하세요.”
장선우는 오히려 즐거운 듯 웃음을 보였다.
“네 주머니에 있는 타임캡슐에 적은 내용은 분명 채하와 관련이 있지? 그때 네가 제일 먼저 써서 냈잖아. 그때는 그렇게 확신에 차 있었으면서... 그런데 지금은 열어 보지도 못하는 거지?”
배승호는 속내가 들킨 듯 얼굴이 굳었고 바로 짧게 내뱉었다.
“선생님, 앞에 신호등이나 보세죠.”
그러자 차 안은 순식간에 고요해졌고 장선우는 더는 묻지 않고 한숨을 내쉬며 운전에 집중했다.
잠시 뒤, 차는 고급 호텔 앞에 멈춰 섰다. 이날 저녁 자리는 배승호가 마련한 동문 모임이었고 당연히 호텔도 최고급이었다.
세 사람이 들어설 때쯤 이미 방 안에는 스무 명 가까운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대부분은 이 기수 동문이었고 절반은 해외에서 일부러 날아온 이들이었다. 그중 몇몇은 지금도 배승호와 사업적으로 얽혀 있었다.
배승호가 들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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