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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0화

온채하는 더 이상 진여울과 겉돌며 말을 섞고 싶지 않아 옆길로 돌아가려 했다. 그런데 진여울이 그녀를 불러 세웠다. 진여울은 다가와 여전히 살뜰히 챙기는 듯한 말투를 내보였다. “채하야, 아까부터 안 오길래... 혹시 몸이 안 좋은 거야?” 온채하는 속으로 피식 웃었다. 진여울은 주변에 다른 사람이 있을 때면 늘 아는 체하며 점잖은 척을 했다. “마침 나도 몸이 좀 안 좋아서 그래. 승호 오빠가 성 비서님에게 날 집에 데려다주라고 했어.” 진여울은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며 은근한 미소를 지었다. “혹시 저녁 약속에 폐를 끼친 건 아니겠지?” “아니야. 방해될 게 뭐가 있겠어. 그런데 승호 오빠가 혹시 같이 가자고는 안 했어?” 순간 진여울의 미소가 확 사라졌다. “난 몸이 안 좋아서... 안 가는 게 맞다고 생각했지.” 온채하는 가볍게 웃으며 핀잔을 섞었다. “난 당연히 네가 스스로 따라가려다 거절당한 줄 알았어. 승호 오빠는 체면을 중시하는 사람이잖아. 내가 이혼하지 않는 한 애초에 내연녀를 드러내놓고 데리고 다닐 리 없어. 그러니 진여울 씨는 조금만 더 참고 기다리셔야겠네. 내가 다 정리하는 날이 오면 그때는 떳떳하게 함께 갈 수 있을 거야.” 온채하가 말을 끝내자마자 마침 휴대폰이 울렸고 보니 발신자는 배승호였다. 온채하는 일부러 스피커폰을 눌러 받았다. 그때 배승호는 장 선생님 차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왜 이렇게 늦어?” 온채하는 진여울을 곁눈질하며 일부러 대답했다. “길에서 네가 애지중지 아끼는 여울 씨를 만나서... 말 몇 마디 나누고 있었어.” “온채하, 아프면 병원부터 가라.” 온채하는 곧 창백해진 진여울의 얼굴을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여울 씨가 정말 안 좋아 보여. 네가 직접 병원에 데려가는 게 낫겠어. 난 오늘 저녁 자리는 빠져도 상관없어.” 온채하의 말에 배승훈은 또 다시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다. “네가 진여울을 그렇게 챙기니까 사람들이 다 네가 걔 엄마인 줄 알겠네.” 그와 동시에 온채하는 통화를 끊었고 고개를 돌려 가볍게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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