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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5화

아마도 이게 배승호와 함께하는 대가일 것이다. 온 세상을 적으로 돌리는 것. 하지만 온채하는 정말 죽고 싶지 않았다. 엄마의 일은 늘 산처럼 머리를 짓눌렀다. 진실을 밝히지 못하면 편히 눈조차 감을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녀는 조용히 배에 몸을 기댄 채 서서히 차오르는 물소리를 들었다. 몸은 이미 한기가 스며들어 굳어갔지만, 손가락의 극심한 통증은 오히려 그녀를 억지로 깨어 있게 만들었다. 깨어 있는 정신으로 배가 조금씩 가라앉는 것을 똑똑히 지켜봐야 했다. 온채하는 눈을 내리깔고 고요하기 그지없는 수면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결코 배승호를 만나지 않을 것이다. 그때 문득 착각인지 아닌지, 그녀는 헬기 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 하지만 눈을 들어 사방을 둘러보아도 헬기는 보이지 않았다. 그 대신 자기 배보다 몇 배는 큰 배 한 척이 눈에 들어왔다. 배 난간에는 환하게 불빛이 걸려 있었고 갑판에는 한 남자가 두 손을 머리 뒤에 베고 여유롭게 누워 있었다. 온채하의 눈이 순간 반짝였다. 그녀는 미친 듯이 물살을 두드리며 상대의 시선을 끌려 했다. 남자가 몸을 일으켜 한쪽 다리를 세운 채 이쪽을 바라봤다. 온채하는 왠지 낯이 익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온힘을 다해 수면을 내리쳤다. 남자는 잠시 이쪽을 흘겨본 뒤, 곧 시선을 거두었다. 이런 음침한 곳에, 묶인 채 가라앉는 작은 배 위의 여자라니, 누가 봐도 성가신 골칫거리였다. 그는 다시 드러누우며 건성으로 중얼거렸다. “그냥 못 본 셈 쳐. 알아서 살아남든가.” 방금까지만 해도 확신하지 못했는데, 그 목소리를 듣자마자 온채하는 누군지 단번에 알아챘다. 다만 이쪽에는 불빛이 없어 그 남자는 그녀의 얼굴을 똑똑히 보지 못했을 터였다. 온채하는 얼굴을 물속에 처박아 입을 막은 테이프를 느슨하게 했다. 그리고 부러진 손가락으로 억지로 테이프를 뜯어냈다. 관절이 어긋나는 소리가 들렸지만 아픔을 아랑곳할 수 없었다. 오직 살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문신 오빠! 나야 온채하!” 드러누워 있던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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