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6화
눈부신 탐조등이 옆으로 비껴나가고 큰 배가 점점 가까이 다가왔다.
가까이에서 보니 배승호의 몸은 물에 흠뻑 젖어 있었고 얼굴빛은 마치 물귀신처럼 잔뜩 험악했다.
그가 배 위에서 뛰어내리자 작은 배가 크게 흔들렸다.
배승호는 곧장 손을 뻗어 온채하를 붙잡았다.
“씁.”
순간 그녀가 신음을 뱉자 그는 비로소 그녀의 손이 처참하게 망가져 있다는 걸 알아챘다.
배승호는 말없이 시선을 돌려 이성찬을 보았다.
이성찬 역시 물에 젖은 채 갑판에 앉아 있었다.
온채하가 먼저 물었다.
“지금 어디서 지내? 연락처 하나 줄래? 재원시에 있으면, 나중에 내가 밥 한 끼 살게.”
이성찬은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기운을 풍겼다. 그는 손을 휘휘 저으며 전화번호를 불러줬다.
온채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머릿속에 새겼다는 듯 눈빛으로 답했다.
배승호는 그녀를 번쩍 안아 올려 자기 배로 옮겼다.
그 배에는 몇 평 남짓한 선실이 있었는데, 안쪽은 비교적 따뜻했다.
그는 그녀의 양손을 잡아 눈앞에 가져왔다. 상태가 너무 끔찍해 감히 손끝조차 대지 못했다.
온채하는 말을 아꼈다. 그냥 침묵 속에서 버텼다.
잠시 후 배는 육지에 닿았고 이어 헬기를 타고 병원으로 곧장 이동했다.
임재준은 이미 병원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온채하의 손가락 상태를 보고 잠시 미간을 찌푸리더니, 빠르게 부러진 손가락을 맞추고 붕대로 양손을 감쌌다.
“일주일 동안은 물에 닿지 않게 해.”
온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임재준이 떠난 뒤에야 천천히 내려다본 자신의 두 손을 바라봤다.
배승호는 침대 옆에 앉아 말없이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의 옷은 아직도 젖어 있었고 독약의 후유증 탓인지 몸 상태는 여전히 허약해 보였다.
온채하는 문득 병실 바깥에 서 있던 성시현을 보고 불렀다.
“성 비서님.”
성시현은 곧장 들어와 공손히 섰다.
“내 휴대폰이 사라졌어요. 새것 하나 마련해주고 번호도 하나 저장해주세요.”
그녀는 방금 외운 번호를 불러주며 성시현에게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지금 그녀의 태도는 너무 낯설었다. 실망도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