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7화
“아니야.”
그 세 글자를 듣자 온채하는 피식 웃으며 천천히 침대에 몸을 기댔다.
“응, 진여울이 아니면 그건 바로 너야. 네 곁에 있으니까 내가 이런 꼴을 당하는 거잖아. 복수는 하고 싶고, 그렇다고 이혼 서류에는 도장 찍기 싫고. 결국 나 같은 평범한 사람만 질질 끌려다니는 거지. 언제 목숨이 끊어질지 모르는 신세가 됐고. 다음번에 네가 건져 올릴 건 아마 내 시체일 거야.”
배승호는 기침을 몇 차례 내뱉었고, 그녀의 무릎 위에 얹어둔 손이 살짝 떨렸다.
기침으로 뺨이 붉게 달아올랐고 손바닥에서 느껴지는 온기가 순간 확 뜨거워졌다.
비록 이불 너머였지만, 온채하는 그의 열기를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분명 열이 오른 것이었다.
독약 후유증으로 면역력이 약해진 데다가 한겨울에 물까지 뒤집어썼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온채하는 순간 의아해졌다.
‘그런데, 대체 왜 물에 들어간 거지?’
그러나 곧 생각을 지워버렸다. 이제는 따질 힘조차 없었다.
온채하는 한 손을 들어 올리며 담담히 말했다.
“배승호, 이제 내 꼴 봤지? 이 결혼을 계속 끌고 가다간 나는 결국 산산조각 날 거야.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아. 제발 부탁이야. 이혼 서류에 도장 좀 찍어줘. 강 위에서 물이 조금씩 스며들던 그 순간 난 정말 무서웠어. 그때 단 한 가지 후회가 들더라. 왜 내가 그때 너한테 매달렸을까. 다시 선택할 수 있다면, 난 절대 너랑 엮이지 않았을 거야.”
온채하는 이혼 후 언니를 데리고 재원시를 떠나 다른 도시로 가 새 삶을 시작할 생각이었다. ‘꾀꼬리’ 계정도 다시 열고 그녀를 사랑해 주는 수많은 팬이 있는데, 굳이 한 남자에게 인생을 걸 필요는 없다.
엄마의 사건도 언젠가 홀로 설 만큼 강해진 후에 다시 조사하면 될 일이었다.
배승호는 이제 더는 기대할 수 없는 존재였다. 온채하는 그 사실을 너무나도 뼈저리게 깨달았다.
배승호는 오랜 침묵 끝에 겨우 말을 꺼냈다.
“진여울은 아니야.”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문밖에서 발소리가 들렸고 병실 문이 천천히 열렸다.
진여울이 문가에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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