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8화
잠결에 흐릿하게 의식을 붙잡았을 때, 누군가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무언가가 침대 머리맡에 놓였다.
온채하는 눈을 살짝 떴다. 배승호의 등만 보였고 성시현이 그에게 이제 좀 쉬라고 말하는 게 들렸다.
그녀는 손을 더듬어 옆을 짚었다. 차갑고 서늘한 감촉이 손끝에 닿았다. 새 휴대폰이었다. 번호도 예전 그대로였고 메모도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연락처 목록에는 낯선 번호가 하나 늘었고 그녀는 곧바로 이름을 이성찬으로 고쳤다.
그리고 그 번호를 카톡 친구로 추가했다.
온채하의 두 손은 붕대에 칭칭 감겨 있었고 겨우 손가락 끝 하나만 드러나 있었기에 휴대폰 화면을 힘겹게 눌러야 했다.
지금은 새벽 두 시였는데 이성찬에게서 먼저 메시지가 왔다.
[네 남편 엄청 화난 것 같던데. 들으니 그 뭐 저택 근처 CCTV 전부 조사 중이라더라.]
온채하는 배승호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타자하기 힘들어 결국 음성 메시지를 보냈다.
“오늘 구해줘서 고마워. 조만간 내가 밥 한 끼 살게.”
이성찬은 그녀의 의도를 알아차린 듯, 더는 배승호 얘기는 꺼내지 않았다.
[네 손 열흘에서 보름은 돼야 부기 빠질 거야. 괜찮아지면 얘기하자.]
“응, 마침 묻고 싶은 게 있어.”
그는 오늘 일을 ‘시체 처리’라고 했었다. 그가 대체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다.
만약 단순한 건달이 아니라면, 어쩌면 협력할 수도 있었다.
지금 그녀 곁에는 움직일 사람이 없었다. 성시현에게 일을 맡기면 배승호 귀에 바로 들어갈 게 뻔했다.
그때, 배승호가 몸을 돌렸다. 그녀의 말을 전부 들은 눈치였다.
성시현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대표님, 우선 옷부터 갈아입으셔야 합니다.”
배승호는 침대 곁에 서서 온채하를 똑바로 바라봤다.
그러나 그녀는 휴대폰만 보며 끝내 고개를 들지 않았다.
한참이 지나서야 그가 입을 열었다.
“이성찬은 무자비한 놈이야. 이씨 가문으로 돌아간 뒤 3년 만에 자기 앞길 막던 사람들은 거의 다 죽여버렸어. 지금은 해상 사업을 하고 있는데, 밀수 혐의도 있어. 아직 위에서 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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