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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3화

임재준이 병실을 나서자마자 임지연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앉을 뻔했다. 심장은 미친 듯이 뛰었고 등줄기와 손바닥은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그녀는 19살에 억지로 임재준의 방에 밀려들어 갔던 그날 이후 줄곧 이 남자가 두려웠다. 그날, 다행히도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진 않았다. 임재준의 침실 안에는 작은 공간이 있었는데, 그 안은 온통 정체 모를 약물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집 안에 아예 작은 연구소를 차려놓고 있었고 다루는 것들이 절대 정상적인 약국에서 구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님은 분명했다. 그날 임지연은 옷이 반쯤 벗겨진 채, 그의 주사를 한 방 맞고 그대로 힘이 풀려 쓰러졌다. 어깨에 걸친 옷자락만 덩그러니 남은 꼴이었다. 그때를 떠올리면 지금도 치밀어 오르는 건 오로지 굴욕이었다. 굴욕을 당한 건 자신이지, 임재준이 아니었다. 임재준은 그런 그녀 앞에 쭈그려 앉아 동물이라도 관찰하듯 중얼거렸다. “십 초 안에 반응이 나타났네. 이번 건 괜찮군.” 이윽고 그녀의 눈꺼풀을 젖히며 차디찬 손끝으로 확인했다. “의식은 남아 있군.” 그는 단 한마디를 툭 던지고는 곧장 그 공간으로 돌아갔다. 뭔가를 중얼거리며 컴퓨터 앞에 앉아 임지연의 반응을 기록하는 듯 키보드를 두드렸다. 그 눈빛에는 사람을 사람으로 보는 온기가 전혀 없었다. 살아 있는 인간이 아니라, 단순한 실험체로만 보는 시선. 그래서 임지연은 더욱 그가 두려웠다. 그의 세계에서는 존엄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녀는 두 손으로 얼굴을 세차게 문질러 겨우 진정을 되찾았다. 그리고 서둘러 온채하가 있는 병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이 일에 대해 온채하에게 말할 수는 없었다. 임재준은 누군가의 지시를 받고 움직이는 것이다. 그리고 그 배후는 배정환일 가능성이 크다. 만약 온채하가 지금 당장 나서서 막으려 든다면 곧장 배정환과 정면으로 맞서는 꼴이 된다. 병실에 들어서자, 창백한 얼굴의 온채하가 그녀를 보고 물었다. “무슨 일 있어? 왜 그렇게 창백해 보여?” 임지연은 고개를 저으며 병실 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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