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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2화

임재준의 손 옆에는 주사기가 놓여 있었다. 그런데 지금껏 그의 앞에서 잔뜩 기어들어 가던 여자가 뜻밖에도 강단을 보였다. 참 희한한 일이었다. 그의 시선이 담담히 임지연에게로 향했다. 임지연은 마른침을 삼키며 억지로 고개를 들었다. “방금 다 들었어. 무슨 약이야? 배승호 친구라면서, 설마 그 사람을 해치려는 거야?” 임재준은 의사라는 포장을 벗겨내면 사실 누가 죽든 상관없는 사람이었다. 뼛속까지 시커먼 남자였다. 그는 옆에 있던 주사기를 천천히 집어 들었다. 속내를 들켰지만 조금도 당황하는 기색 없이 무심히 발걸음을 옮겨 문을 나서려 했다. 임지연은 손잡이를 향하던 임재준의 손목을 덥석 붙잡았다. 그녀의 눈빛은 불길처럼 타올랐다. “그 약, 배승호 몸에 해로운 거지? 어떤 용도야? 혹시 배승호가 과거를 전부 잊게 만드는 거야?” 놀라울 만큼 똑똑했다. 완전히 맞히진 못했지만 거의 정답에 가까웠다. 임재준은 본능적으로 이 여자를 다시 들여다봤다. 겁 많고 나약하기만 하던 여자가 이럴 줄은 몰랐다. 그는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이건 단 한 대분밖에 없어. 정말 배승호가 걱정된다면 대신 네 몸에 주사해 줄까?” 보통이라면 겁에 질려 도망칠 말이었다. 게다가 조금 전 이 약이 결코 좋은 게 아님을 눈치챈 상황이니 말이다. 그런데 임지연은 곧장 소매를 걷어 올리며 하얀 팔을 내밀었다. “그래.” 단 한 마디, 한 치의 망설임조차 없었다. 임재준은 걸음을 멈췄다. 불현듯 떠오른 얼굴이 있었다. 억지로 해외로 내보낸 그의 여동생, 임수민. 가문 안에서 치열한 암투와 오만에 익숙해진 그는 이렇게 목숨을 겁내지 않는 돌발적인 인간을 처음 마주한 듯 신기했다. 임지연은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걸 보고 사실상 농담이라는 걸 알아챘다. 배승호의 친구인 그가 직접 손을 대는 건, 위에 있는 누군가의 명령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는 절대로 멈추지 않을 것이다. 자신이 그의 눈에 쓰레기처럼 보인다는 걸 그녀도 알고 있었다. 쓰레기는 조건을 내밀 자격조차 없다. 임지연은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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