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6화
하지만 그녀는 지금 연속 열이 나다 보니 정신이 혼미한 상태라 눈앞의 세상이 모두 혼란스러워 아무것도 제대로 기억해내지 못했다.
배승호는 그녀가 편히 기대게끔 허리에 베개를 받쳐준 후 옷장을 열었다.
옷장 안에는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하는 꽤 큰 서랍이 있었다. 그는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그녀의 반지를 꺼냈다.
온채하가 힐끗 보니 그 서랍 안에 다른 물건도 있는 것 같았다. 그 색깔은 그녀가 짰던 목도리와 비슷했지만 그의 생일날 밤, 그녀는 그것을 쓰레기통에 버렸었다.
온채하는 다시 눈을 감았다. 눈앞이 캄캄해졌다.
배승호가 다가와 그녀의 손가락에 반지를 다시 끼워주었다.
“네 반지야.”
연속적인 고열에 그녀는 입안에 모래를 머금은 것처럼 불편했고 물을 마셨음에도 여전히 괴로웠다.
그녀는 손가락을 들어 반지를 자세히 살펴보았지만 반지가 어떻게 생겼는지 제대로 볼 수 없었다.
“자고 싶어.”
배승호는 그녀를 부축하고, 손수건을 가져와 이마를 닦아주었다.
“그럼 우선 푹 쉬어.”
그녀는 알았다고 대답하며 눈을 감았다. 잠시 후 그녀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언니한테 요즘 집에만 있으라고 말해줘.”
그는 알았다고 대답했다.
그녀는 몇 분 동안 눈을 감고 있다가 다시 멍하니 천장을 보며 물었다.
“지연이한테도 충동적으로 일을 처리하지 말라고 연락해줘. 걔는 성격이 급하잖아.”
그는 잠자코 말이 없었는데 승낙하는 눈치였다.
온채하는 온몸이 불타는 것처럼 불편했다. 자신이 아주 중요한 것을 잊은 것 같았지만 이 거대한 불길이 그녀를 지옥으로 끌어내리는 것만 같았다.
“배승호, 당신이 날 원망하는 거 알아. 내가 자꾸 당신에게 무언가를 잃게 만들어서. 나도 그러고 싶었던 건 아니야.”
그녀는 지금까지도 할머니가 이렇게 갑자기 돌아가셨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만약 할머니가 자신을 사찰에 부르지 않았다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의 눈빛은 혼란으로 가득했다. 어쩌면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몰랐을 것이다.
“난 당신이 잘되기를 바랐어. 당신이 다른 사람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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