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0화
주현재는 아직 운성 빌리지에서 배승호가 깨어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기다린 것은 배승호가 아니라 배씨 가문의 어르신, 배정환이었다.
배정환은 지팡이를 짚고 있었지만 얼굴에는 위엄이 가득했다. 문을 들어서자마자 그는 소파에 앉았다.
주현재는 이전에 배정환에 대해 들었지만 두 사람은 만난 적이 없었다.
어르신은 가정부가 내온 차를 들며 말했다.
“나와 승호가 집안일을 좀 이야기해야 하니 만약 승호에게 볼일이 있다면 다음에 오게.”
이것은 분명 매우 심각한 이야기를 하겠다는 뜻이었다.
어쨌든 그는 형의 친할아버지이니 무례하게 굴 수는 없었다.
주현재는 일어나 인사를 드린 후 떠났다.
“그럼 어르신, 천천히 이야기 나누세요.”
그가 떠나자 어르신은 가정부더러 위층으로 가서 배승호를 불러내라고 했다.
배승호의 얼굴색은 좋지 않았지만 여전히 양복을 입고 단정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소파에 앉으며 말했다.
“할아버지.”
“일주일 시간을 줬다. 온채하를 해외로 보내라고 했지. 닷새밖에 남지 않았는데... 넌 무슨 생각이야?”
배승호는 살짝 고개를 들고 그를 진지하게 바라보았다.
배정환은 손에 든 찻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네게 별다른 생각이 없다면 오늘 내가 온채하를 데려가마. 배승호, 온채하를 위해 내 목숨까지도 신경 쓰지 않을 거야?”
배씨 가문은 방금 김연주를 잃었으니 배정환까지 잃을 수는 없었다.
배승호는 깊게 숨을 들이쉬며 입을 열려 했는데 이때 거실의 초인종이 다시 울렸다.
이번에는 조예림이 들어왔다.
조예림의 눈가는 붉어져 있었는데 마치 울었던 것 같았다.
“승호야, 네 아버지가 실종됐어! 방금 소식이 들어왔는데 그분이 타고 가던 차가 납치되었고, 현지 정부 관광 가이드 두 명도 함께 실종되었다고 해. 지금 그쪽에서 찾고 있는데 종일 찾아도 찾지 못했어. 나도 한 시간 전에야 알았어.”
배승호는 배씨 가문에 돌아온 후 사실 이 아버지와 만나보지 못했다.
하지만 그분의 지위는 점점 높아졌고, 대부분 기밀 임무를 수행하거나 혹은 H 국을 대표해서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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