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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4화

온채하는 어머니의 시신이 어디에 묻혔는지도 알지 못했다. 어릴 적, 그저 엄마가 입었던 옷 한 벌을 챙겨와 온세현의 작은 흙무덤 앞에 묻은 게 전부였다. 지금쯤 그 옷조차도 다 썩어 사라지고 아무것도 남지 않았을 터였다. 심지어 엄마의 이름조차 몰랐다... 그녀는 온이윤과 나란히 앉아 산 정상의 바람을 잠시 느끼며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래로 내려갈 때 배승호는 여전히 산 중턱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두 사람이 내려오자 그는 말없이 다가와 온채하의 손을 잡았다. 온채하는 마음이 복잡해 그 손길을 뿌리쳤다. 그가 잡으면 그녀는 피했고 그녀가 피하면 그는 또다시 붙잡았다. 도망치기도 소란을 피우기도 싫어 결국 그냥 잡히고 말았다. 세 사람은 천천히 산길을 내려왔다. 내려오며 보이는 풍경은 무척 아름다웠다. 배승호는 길가에 핀 꽃을 꺾어 그녀에게 내밀었다. 온채하는 받지 않았다. 시선을 발끝에만 두며 중얼거렸다. “잘 자라던 꽃을 왜 꺾어? 그냥 두면 더 예쁘잖아.” 그는 꽃을 손가락 사이에서 빙글 돌리며 입술을 감쳐물었다. “내가 뭘 하든 너한텐 못마땅하지?” 온이윤은 둘 사이를 중재하려다가 온채하가 깊게 숨을 들이마신 걸 보고 멈췄다. “언니, 먼저 내려가. 밑에서 기다려.” 온이윤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눈빛으로 ‘그만 싸워’라고 신호를 보낸 뒤 아래로 먼저 내려갔다. 하늘에는 노을이 불타듯 번지고 있었다. 붉고 황금빛으로 물든 잔광이 두 사람을 덮었다. 온채하는 결국 입을 열었다. “네가 그냥 나한테 시비 걸잖아. 넌 싸울 때마다 눈치도 장소도 안 보고 막 던지잖아. 그게 문제야.” 배승호의 눈매가 차갑게 휘어졌다. “눈치? 장소? 네가 날 산 위로 못 오르게 막은 이유, 다 알아. 나를 창피해하는 거지? 부모님께 보이기 싫은 거잖아. 왜? 내가 그 정도로 못난 사람 같아? 온채하, 너 26년 인생 절반을 나랑 보냈어. 그런데 넌 나를 산 중턱에 두고 언니랑만 올라가? 이건 너무 하잖아. 진짜 너무하다고!” 사업판에서는 절대 보이지 않는 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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