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2화
요트는 다른 교통수단보다 속도가 느려 재원시에서 해안까지 꼬박 이틀이 걸렸다.
온채하는 그동안 휴대폰 전원을 꺼 둔 채 지냈다. 신호가 추적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해안에 도착한 뒤 그녀는 전원을 켜고 이성찬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받지 않았다. 그에게도 무슨 일이 생긴 게 분명했다.
온채하는 우선 그가 말한 대로 도시 반대편 부두로 향했다. 그곳에서 배를 타고 공해로 나갈 예정이었고 부두에는 그의 사람들이 나와 있을 터였다.
모자를 눌러쓴 채 재빠르게 걸음을 옮기자 뒤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를 바짝 따라붙는 소리였다.
온몸이 순간적으로 굳어지려는 찰나, 낮고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온채하 씨 맞으십니까? 보스께서 모셔 오라 하셨습니다.”
‘보스’라는 익숙한 호칭에 그녀는 곧바로 목소리의 주인을 알아차렸다.
고개를 들어 얼굴을 확인한 순간, 눈빛에 기쁨이 번졌다.
“대나무!”
예전 노북로에서 모두가 그렇게 불렀던 인물이었다.
뜻밖으로 반가워하는 그녀의 반응에 대나무는 쑥스러운 듯 뺨을 긁적였다.
“저를 기억하실 줄은 몰랐습니다. 처음 보스께서 은채하 씨를 데려오라 하셨을 때 잘못 들은 줄 알았습니다. 휴대폰은 꺼 두시고 저를 따라오시지요.”
그녀가 노북로에 살던 시절, 이성찬과의 인연으로 그의 작은 조직 사람들과도 얼굴을 트게 되었다. 우연히 도움을 준 적이 있었고 이후 그의 부하들이 매일 밤 그녀를 집까지 데려다주곤 했다. 그 모습을 본 배승호는 못마땅해했지만 온채하는 그들의 호의를 차마 외면하지 못했다.
남들 눈에는 싸움질이나 하고 담배를 피우며 문신 가게나 운영하는 불량배들일 뿐이었지만 그녀는 낯가림이 심하면서도 그들의 진심 어린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온채하는 곧바로 대나무의 차에 올랐다.
그는 여전히 마른 체형 그대로였고 세월이 흘렀는데도 살이 붙지 않았다.
재원시를 벗어나서인지 온채하의 얼굴에는 예전 명랑했던 기운이 절반쯤 돌아온 듯 보였다.
“대나무, 그동안 계속 성찬 오빠 곁에 있었어?”
“네. 보스께서 집으로 돌아가신 후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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