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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0화

그녀는 밖에서 멍하니 서 있었다. 마치 주위의 모든 사물이 멈춘 듯했다. 남자는 무릎 위에 놓인 서류를 손가락으로 건드리며 무덤덤하게 말했다. “안 들어올 거야?” 온채하의 입가에 번진 미소는 거두기도 전에 굳어갔다. 한참 후에야 굳어버린 핏줄이 서서히 반응하는 듯했다. 배승호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보며 웃었다. “내가 이곳에 출장 올 줄 어떻게 알았어?” 온채하의 얼굴은 핏기 하나 없이 창백했다. 당장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침묵만 흘렀다. 똑똑한 사람이라면 지금 같은 상황에서 도망치지 않을 것이다. 도망쳐도 의미가 없으니까. 그녀는 천천히 안으로 들어가 앉았다. 손바닥에는 이미 땀이 가득했다. 차 문은 자동으로 닫혔다. 앞 좌석의 운전기사는 천천히 차를 몰기 시작했다. 한동안은 어둑한 가로등 불빛 속을 달렸지만 곧 도로가 환히 밝혔다. 이 차는 값비싼 차량이었다. “여보, 왜 아무 말도 안 해?” 온채하는 복잡한 마음을 억누르며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무슨 말을 해?” “그러면 내가 준비한 선물 확인해 볼래?” 그는 뒷좌석에서 화려한 새장을 꺼냈다. 안에는 예쁜 새 한 마리가 갇혀 있었다. 그녀가 차에 탔을 때부터 들려오던 날갯짓 소리는 바로 이 새의 몸부림이었다. 자유를 갈망하며 새장은 끊임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온채하는 그의 의도를 알아챘다. 그는 굳이 말로 설명하는 것조차 귀찮아했다. 그녀는 그 선물을 받지 않았다. 이미 그의 분위기가 변했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날갯짓 소리가 차 안에 울려 퍼졌다. 어딘가 모순적이고 불길한 소리였다. 자동차는 곧 호텔 앞에 멈춰 섰다. 배승호는 고급스러운 차림새로 한 손에는 새장을, 다른 한 손으로는 그녀를 잡으러 다가왔다. “내려.” 온채하는 위험을 직감했다.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는 조용히 그녀의 팔을 붙잡았다. 호텔방에 들어서자 그곳은 상상 이상으로 호화로웠다. 마치 그가 손에 든 예쁜 새장과도 닮아 있었다. 온채하의 뇌는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듯 굳어버렸다. 배승호는 새장을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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