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2화
밤을 꼴딱 새우고 오전까지 모두가 한껏 지쳐 있었다.
임재준은 밤새 30분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 누군가가 문밖에서 두어 번 노크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선생님, 환자가 다시 근육 경련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임재준은 벌떡 일어나 성큼성큼 문 쪽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미다졸람 투여하세요.”
온채하의 머릿속은 엉망진창이었다. 깊은 밤이 다 되어서야 성시현이 피곤한 얼굴로 다가왔다.
“사모님, 제가 우선 운성 빌리지까지 모셔다드릴게요. 낮에 배씨 가문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제가 올 만한 상황이 아니었거든요.”
성시현은 온채하에게 배달 음식을 몇 가지 시켜줬지만 그녀는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온채하는 자리에서 일어나 성시현의 뒤를 따랐다.
그의 안내를 받아 주차장에 도착한 온채하는 차에 올라타기 위해 발을 들었다가 계단을 발견하지 못하고 땅에 넘어져 버렸다.
“사모님!”
온채하는 뒤늦게 몸을 일으켰다. 사실 별로 아프지도 않았지만 눈물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흘러내렸다.
“배승호... 정말 괜찮아요?”
성시현이 온채하를 부축해 세워주었다. 바닥에 넘어져 버린 그녀의 옷에는 흙이 묻어 지저분해 보였다.
“아직 중환자실에 계십니다. 고비를 아직 넘기지는 못하셨대요. 사모님을 찾으러 가실 때도 제가 상처 치료가 우선이라고 말렸지만 안 들으시더라고요.”
미세한 파편 조각들도 어젯밤이 다 되어서야 겨우 집어냈으니 그 감염 정도가 얼마나 심각했는지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파상풍은 절대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있는 증상이 아니었다. 만약 제때 귀국하지 않았더라면 그곳에서 목숨을 잃었을지도 몰랐다.
“사모님, 제가 억지로 모시고 나온 거니까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때로는 후회와 아쉬움이라는 감정이 평생 사람을 괴롭히기도 합니다. 도망친다고 해서 다 피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온채하는 성시현의 부축을 받아 차에 오르는 순간까지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 그녀는 정말 오로지 배승호 때문에 너무 많은 눈물을 흘렸다.
열두 살 때부터 스물여섯 살이 될 때까지 배승호 때문에 수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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