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6화
차는 호텔 지하 주차장에 멈췄지만 온채하는 여전히 내리지 못하고 텅 비어버린 눈으로 허공만 응시하고 있었다.
서지한은 그런 온채하를 보며 물었다.
“배승호 씨는 온채하 씨에게 어떤 사람인가요?”
그 질문에 온채하의 눈동자가 도르르 굴러갔다. 하지만 서지한은 더 이상 대답을 강요하지 않았다.
“일단 내려요. 저는 이러고 바로 회의 이어가야 하거든요. 채하 씨는 우선 가서 몸부터 좀 추스르는 게 어때요?”
온채하는 천근만근 같은 무거운 다리를 이끌며 조용히 서지한의 뒤를 따랐다.
서지한이 예약한 층에는 두 개의 스위트룸이 있었다. 서지한이 방금 운전기사에게 온채하를 위한 스위트룸 하나를 더 예약하도록 했다.
서지한은 온채하에게 방 키를 내밀어주며 잠시 생각하다가 몇 마디 당부를 건넸다.
“이건 제 명함이에요. 이 번호는 제 개인 번호니까 무슨 일 있으면 저한테 전화 주세요.”
온채하는 손을 내밀어 카드를 받아 들더니 천천히 자신의 방을 향해 터덜터덜 걸어갔다.
서지한은 그런 온채하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아무 말도 없이 자신의 스위트룸으로 들어갔다.
그는 사업으로 바쁘게 움직였다. 올해 서씨 가문은 H국으로 사업을 확장할 예정이었지만 할아버지의 건강이 갑자기 악화되어 버렸다. 게다가 심신이 약해진 탓에 실종된 고모가 그리워진 할아버지는 말도 안 되는 조건을 내걸며 서씨 가문을 패닉에 빠트렸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두 한 분야에 동원된 지금, 서씨 가문은 영토 개척 사업을 잠시 미뤄둘 수밖에 없었다.
서지한은 노트북을 열더니 회의가 아직 진행 중임을 확인하고 다시 블루투스 이어폰을 착용하며 말했다.
“계속하죠.”
잠시 후, 서지한의 휴대폰이 울렸다. 발신인은 서진우였다.
“형, 배승호 진짜 죽었대?”
서진우의 소식은 참 빨랐다.
“아직 확실한 건 아니야. 이럴 때일수록 쓸데없는 일 좀 만들지 마.”
서진우는 웃음을 터뜨리더니 자신 있는 말투로 말했다.
“꼴좋네. 죗값을 치르느라 그런 거지. 난 그렇게 밴댕이 소갈딱지 남자는 처음 봤단 말이야.”
이런 가십거리에 귀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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