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2화
주현재는 온채하가 다가오지 않자 의자를 더 끌어당기며 말했다.
“사양하지 말고 여기 앉아요. 이 의자는 우리도 평소에 감히 앉는 의자가 아니거든요. 승호 형이 하도 애지중지해서.”
온채하는 주현재의 성화에 못 이겨 천천히 다가가 자리에 앉았다. 의자 앞의 책상은 아주 넓고 질감이 좋았다.
주현재는 밖으로 나가며 말했다.
“과일 좀 갖고 올게요. 서 대표님은 정말 좋은 사람 같아요. 왜 갑자기 나한테 만나자고 하는 건지 의아하긴 했는데, 서씨 가문이랑 우리 회사가 겹치는 부분도 없고, 승호 형은 서씨 가문이랑 사이도 안 좋은데 이야기할 게 뭐가 있겠어요? 내가 봤을 때는 그냥 형수님을 데려오려고 대충 핑계 댄 것 같아요.”
서지한이라는 사람이 품고 있는 속셈은 너무 치밀한 나머지 나중에 천천히 깨달을수록 온몸에 소름이 오소소 돋아나곤 했다.
명목상으로는 그저 서씨 가문을 대표해 방문한 것이었지만 사실은 군성 그룹이 온채하에게 어떻게 대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찾아온 것이었다.
서지한은 온채하가 어떤 어려움에 처했는지 정확히 모르는 상태였고 성격상 굳이 캐물으며 상대의 아픈 곳을 건드리려 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일부러 군성 그룹까지 찾아와 온채하를 어떻게 대하는지 보기로 한 것이다. 만약 군성 그룹이 여전히 온채하에게 우호적으로 나온다면 온채하의 문제가 배승호 본인과의 문제는 아니라는 뜻이 된다.
그러면 군성 그룹은 온채하를 보호해 줄 능력이 충분한 곳이었으니 서지한은 온채하를 이곳에 두고 마음 편히 일을 할 수 있을 터였다.
주현재는 온채하를 위해 구내식당의 주스를 주문해 주면서도 좀처럼 이해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현재 서씨 가문을 장악 중인 장남은 아주 냉정한 사람이었다. 그 자리에 오르면서 때 자신에게 쓸모 있는 사람이 누구일지 하나하나 고려해 봤을 정도로 치밀했다. 사실 서씨 가문의 아들들이 정말로 사이가 좋은지는 아무도 몰랐다. 셋째인 서진우는 바보 같을 정도로 충동적이었고 둘째인 서지한은 다정하고 신사다웠다. 세 사람의 성격은 제각각이었다.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