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3화
온채하는 왜 배승호가 사진관 주인의 제안을 거절하는지 알 수 없었다.
‘이거 꽤 비싼 사진인데, 공짜로 찍어준다는 걸 왜 마다하는 거지?’
사진관 주인은 한숨을 푹 내쉬더니 온채하의 머리를 빗겨주며 귀여운 양 갈래를 묶어준 후 꽃다발까지 찾아 안겨주었다.
그때의 사진은 다 그런 식이었다. 뒷배경으로는 세트장의 그림이 깔려 있었는데 지금의 시각으로 보면 너무 촌스러웠다.
온채하는 꽃다발을 안고 여러 포즈를 취하다가도 문득 옆에 서 있던 배승호를 바라보았다.
원래부터 말수가 적었던 배승호는 온채하가 곁에 온 후에도 늘 시크하고 까칠하게 굴었다. 그래서인지 선뜻 다가가기가 더 어려웠다.
“배승호, 나랑 사진 같이 찍자.”
총 다섯 장의 사진 중, 몇 장은 배승호와 함께 찍고 싶었다.
하지만 배승호는 고개를 비틀며 말했다.
“너 혼자 찍어.”
거절당한 온채하는 빨갛게 달아오른 뺨으로 그 자리에 멍하니 서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
하지만 배승호는 온채하를 쳐다보지도 않고 유리창 앞에 서서 어색하게 밖만 응시했다.
고집스러운 두 사람의 모습에 사진관 주인은 배승호를 밀어붙였다.
“아이고, 그냥 동생이랑 같이 한 장 찍어줘. 이러다가 애 울겠어.”
배승호는 억지로 세트장 앞에 밀려 섰다. 그가 자리를 제대로 잡기도 전에 사진관 주인이 온채하에게 말했다.
“꽃 오빠한테 줘. 아니야, 진짜 주지는 말고 꽃을 너희 둘 가운데에 두자.”
사진을 찍어본 적이 없었던 온채하는 모든 포즈를 사진관 주인에게서 배워야 했다.
사진관 주인이 요청하자 온채하는 벽에 가득 걸린 웨딩 사진들을 곁눈질로 훑어보았다. 신랑이 무릎 꿇고 꽃다발을 바치면 신부가 놀란 듯 입을 가리는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그 시절의 웨딩 사진은 아주 화려했다. 온채하는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사진관 주인이 ‘시작’을 말하자마자 쿵 소리를 내며 배승호에게 무릎을 꿇고 꽃다발을 내밀었다.
배승호는 갑작스러운 온채하의 행동에 몇 초 동안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못했다. 그의 뺨은 조금씩 새빨갛게 달아오르더니 입술을 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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