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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7화

온채하는 실제로 매일 한 번씩 출력했다. 그때는 정신 상태가 좋지 않아 매일 무엇을 해야 할지조차 몰랐다. 이후에는 진여울의 SNS를 볼 때마다 이혼 합의서를 작성했고 심지어 가정용 프린터까지 구입해 깔끔하게 정리했다. 처음에는 그에게서 많은 돈을 얻고 싶어 했지만 나중에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빈손으로 나와 빨리 그와의 관계를 끊고 싶어 했다. 이혼 합의서를 출력하는 일은 매일 그녀를 일으켜 세우는 동기가 되었다. 최종본을 빈손으로 들고 나간 날에는 300번이 넘게 출력했다. 그녀가 우울증이 가장 심했던 해에는 방에 틀어박혀 매일 출력하거나 멍하니 있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마치 스스로에게 탈감작 테스트를 하는 것 같았다. 온채하는 배승호의 말에 대꾸하고 싶지 않았다. 그와 대화하는 것은 너무 힘들고 정신력을 소모하는 일이었기에 내일 할 일을 생각하는 것이 더 낫다고 여겼다. 잠들기 직전 배승호가 또 문자를 보내왔다. [가끔 정말 궁금해. 왜 이렇게 빨리 변심할 수 있는 거야? 나에게 좀 가르쳐줄 수 있어?] 하지만 온채하는 그 문장을 보지 못했다. 보내온 지 몇 초 만에 그는 문자를 지워버렸기 때문이다. 이후 오랫동안 침묵이 이어졌다. 온채하는 며칠 동안 꿈을 꾸지 못했지만 오늘은 꿈을 꿨다. 진아린의 일이 막 벌어졌을 때 그녀는 운서만에서 밤새도록 그가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바깥에서 난리가 났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해명하고 싶은 마음에 안달이 났다. 그녀는 배승호를 너무나 사랑했기에 두 사람 사이에 오해가 생기는 것을 원치 않았다. 그는 새벽에 돌아왔다. 심지어 거실에도 들어오지 않았고 성시형이 거실로 와서 그녀에게 말했다. “사모님, 대표님께서 만나 뵙고 싶어 하십니다.” 그때가 새벽이었던 이유는 아마 무너진 진여울의 곁을 지키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녀는 서둘러 눈물을 닦고 소파에서 일어나 마비된 듯 뻣뻣한 걸음으로 뜰에 있는 자동차로 향했다. 배승호는 안에 앉아 고개를 약간 젖히고 여전히 잘생긴 모습이었지만 그의 말투는 매우 냉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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