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3화
진여울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렸지만 입가에는 오히려 옅은 미소가 번졌다.
“지혁아, 우리 둘은 서로의 집착을 가장 잘 이해하잖아. 내가 배승호에 대한 마음을 끊을 수 있는 계기는 바로 온채하야. 세상에 온채하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배승호도 언젠간 날 사랑하게 되지 않을까. 너도 마찬가지잖아. 배승호만 없다면 내가 널 사랑하게 될 거라고... 우리 둘은 똑같은 늪에 빠진 거야.”
진여울이 한 말은 사람의 마음을 현혹하기에 충분했다. 똑같이 사랑 때문에 상처받은 이에게는 더 와닿을 수밖에 없었다.
소지혁은 결국 진여울을 끌어안고 놓지 않았다.
온채하는 잠에서 깨어나니 한결 정신이 맑아졌다.
집 안 가득 밴 음식 냄새가 느껴져 욕실로 들어가 씻고 나오자 방 안은 분주하게 오가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이게 다 뭐예요?”
백조가 환히 웃으며 뛰어다녔다.
“다들 집에서 가져온 재료 꺼내 와서 오늘 밤은 다 같이 모여서 먹자고 했어요. 채하 언니는 좀 더 쉬어요. 오늘은 다들 채하 언니 덕분이니 정말 고맙다고 했어요.”
온채하는 따스한 기운이 감도는 풍경을 바라보며 몸과 마음이 풀리는 걸 느꼈다.
온채가가 급히 일어나 커다란 대야를 나르려 하자 동네 아주머니가 손사래를 쳤다.
“아이고, 얼른 앉아 있어요. 의사가 며칠은 더 쉬라 했어요. 마침 토종닭도 푹 고아놨으니 몸 보양에 딱 좋겠네요.”
다른 이들도 몰려와 거들었다.
“오늘은 솜씨 제일 좋은 분이 요리를 맡았으니 마음껏 드셔요. 온채하 씨는 걱정하지 말아요. 우리 중 누구 하나 사진 찍을 사람 없어요. 그러니 절대 비밀을 지켜 드릴게요. 그게 뭐라 했었죠?”
“초상권!”
“그래요. 초상권 말이죠! 그걸 확실히 지켜줄 테니까 안심해요.”
온채하는 그 말에 웃음이 나왔다.
마스크도 모자도 쓰지 않은 채 앉아 있었는데 아까 실신해 쓰러진 동안에도 동네 사람들은 하나같이 예쁘다고 입을 모았다.
결국 사람들의 성화에 못 이겨 온채하는 의자에 앉아 쉬기로 했다.
휴대폰을 열어 보니, 수신된 메시지가 여러 개였다. 배승호가 보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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