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6화
다음 날 아침, 온채하는 신 주임과 조사팀 사람들에게 이끌려 마을 지형 답사를 나섰다.
최근 팬들이 표를 끊어 천향읍까지 찾아오는 경우가 많아 이번에는 마스크와 모자를 단단히 챙겨 썼다. 경호원 네 명도 그림자처럼 붙어 다녔고 그중 여성 경호원은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온채하 곁을 지켰다.
이번 답사는 단순한 산책이 아니라 천향읍의 미래를 위한 준비였다. 이곳은 산과 호수가 빼어나지만 막상 관광객이 오면 어디서 경치를 보고 말을 탈 수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지형마다 정확히 표시해 내비게이션에 기록해 두어야 앞으로 오는 사람들이 길을 헤매지 않을 터였다.
그러나 산길은 험했고 며칠 전 내린 폭우 때문에 흙길은 온통 진창이었다. 한 발만 내디뎌도 흙탕물이 발목까지 튀어 올라 신발이 흙빛으로 물들어 버렸다.
사람들이 장비를 들고 경로를 기록하는 사이, 이제 막 회복한 온채하도 보탬이 되고자 앞장서다 발을 헛디뎌 그만 굴러떨어졌다.
옷은 돌에 찢겼지만 다행히 큰 부상은 없었다. 신 주임과 경호원들이 놀라 달려왔고 여성 경호원이 가장 먼저 그녀를 붙잡아 구석구석 확인한 뒤 외상이 없다는 걸 알고서야 숨을 돌렸다.
온채하는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고 머리가 어지러웠지만 이내 자신도 알았다. 약한 고산 증세일지도 몰랐다. 그러나 팀의 진행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 꾹 참았다.
백조가 서둘러 가방에서 작은 산소 캔을 꺼냈다.
“언니 고산병 온 거 아니에요? 산소 좀 마셔요.”
여성 경호원이 캔을 눌러 산소를 뿜어내자 온채하는 몇 번 깊게 들이마셨고 금세 한결 숨이 가벼워졌다.
“고마워요.”
신 주임은 여전히 못내 걱정스러운 얼굴이었다.
“오늘은 그냥 돌아가는 게 어떻습니까?”
“아니에요. 이제 괜찮아요. 계속하죠.”
온채하는 마스크를 다시 고쳐 쓰며 담담히 웃었다.
“처음이라 낯설 뿐이에요. 금방 익숙해질 거예요.”
사람들은 더 이상 말리지 못하고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배고프면 현지에서 가져온 수제 빵을 나눠 먹으며 버텼다.
해가 뉘엿뉘엿 저물 무렵, 모두 녹초가 되어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