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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화

앞에 있는 산을 넘으면 점점 더 많은 풍경을 볼 수 있게 되고 사람의 마음이 변하게 된다. 그는 등을 뒤로 젖히고 손끝으로 양복바지 안의 봉투를 쥐었지만 끝내 편지를 꺼내지 못하였다. 뒤에서 경적이 들려오자 그는 차를 다시 출발시켰다. 운성 빌리지로 돌아왔지만 차에서 내려가지 않고 차 안에 덩그러니 앉아 있었다. 한 시간 후, 그가 그 편지를 꺼냈다. 그러나 편지를 보지 않고 화가 나서 편지를 반으로 찢어 창문 밖으로 던져 버렸다. 종이가 누군가의 걱정처럼 샅샅이 흩어졌다. 또 30분이 지나고, 그는 차에서 내려 쪼그리고 앉아 찢어진 종이를 주웠다. 뒤에서 발소리가 들렸고 뒤돌아볼 필요도 없이 그 사람이 온채하인 것을 그는 알 수 있었다. 온채하는 다른 사람과 통화 중이었고 그가 쪼그리고 앉아 있는 탓에 그녀는 그를 발견하지 못하였다. “네. 이혼할 생각입니다. 이혼 소송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일단 미리 알아보려고요. 남편이 사인을 안 해주면 이혼 소송 진행할 겁니다. 네, 감사합니다.” 그녀가 입고 있는 옷은 그녀 스스로 산 옷이었고 여러 번 빨았기 때문에 옷이 매우 부드러워 보였다. 온채하는 여전히 그를 발견하지 못하고 차 반대편으로 지나가 거실 문을 열었다. 집안에서 음식 냄새가 났지만 그녀는 입맛이 없었다. 고개를 숙인 채 현관에서 신발을 갈아신고 있는데 뒤에서 현관문이 열리더니 배승호가 안으로 들어왔다. 그의 몸에서 은은한 술 냄새가 났고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옆으로 기댔다. 배승호는 문을 세게 닫고 자신을 피하는 그녀를 곁눈질로 보고는 헛웃음이 나왔다. “아예 도마뱀처럼 벽에 찰싹 달라붙지?” 좋은 말이 나오지 않는 그를 보며 온채하도 속으로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녀는 묵묵히 신발을 갈아 신으며 고민 끝에 입을 열었다. “우리 얘기 좀 해.” “그럴 시간 없어. 너랑 할 얘기도 없고. 난 이혼할 생각 없어.” “재미있어?” 그녀가 이렇게 묻는 것은 처음이 아니었다. 배승호는 몇 걸음 앞으로 다가서 옆에 있던 옷걸이를 바닥에 세게 걷어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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